WKBL 최고의 시즌 보낸 박지수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KB스타즈 박지수는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이달 말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복귀한다. ‘도전자 모드’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한 박지수는 “정상이라고 생각하면 잃을 게 많아 두렵다. 다시 첫 우승에 도전한다고 생각하고 낮은 자세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우리은행이 우승했다고 생각할 거예요.”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 박지수(21)는 비시즌 각오로 다소 엉뚱한 답을 내놓았다.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을 3전 전승으로 끝낸 지 약 일주일이 지난 2일 만난 박지수는 다시 ‘도전자의 자세’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통합 6연패를 달성한 우리은행은 늘 ‘공공의 적’이었다. 돌이켜보면 최강의 상대를 목표로 도전할 때가 설레고 즐거웠다. 그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또 우리은행을 극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박지수는 팀을 창단 후 첫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최연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챔프전 MVP까지 거머쥐었다. 두 차례 모두 기자단 투표 만장일치(101표, 83표)였다. 프로 데뷔 3년 차에 한국 여자농구의 정점에 선 그는 ‘더 이상 이룰 게 없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반응이 아직 낯설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다녀온 것부터 통합우승, MVP까지 제가 꿈꿨던 것들을 많이 이룬 건 맞아요. 하지만 저는 직업 만족도가 정말 높고 농구에 대한 욕심이 많거든요. 안주하지 않고 더 나아갈 생각이에요. 그러다 보면 지금보다 더 많은 걸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그게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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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가 ‘도전자 모드’로 돌아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듯하다. 그는 3, 4주 남짓 짧은 휴식을 취한 뒤 4월 말 WNBA 라스베이거스의 트레이닝캠프에 합류한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와 4년 계약을 체결해 첫 시즌을 치른 박지수는 32경기 평균 13분을 뛰며 평균 2.8득점, 3.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제게 주어지는 공격 기회가 당연한 것 같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한 번이라도 더 부딪치고 싸워야 겨우 슛을 쏠 수 있죠. 그렇게 얻은 기회를 허무하게 날리는 일도 많고요. 그런 경험들이 한국에서 제가 누리고 있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는 것 같아요.”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