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침체 맞물려 경영난 심화
지난달 31일 중국에서 철수한 톈진 롯데백화점 문화센터점 건물 밖의 간판을 인부들이 제거하고 있다. 톈진=권오혁 특파원 hyuk@donga.com
톈진 시민 궈잉 씨(38·여)는 “쾌적한 쇼핑 환경은 매우 좋았지만 중국의 쇼핑몰 시장이 커지고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도태된 것 같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크게 아쉬울 건 없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다른 여성은 “가격이 너무 비쌌다”고 전했다.
이 점포를 끝으로 롯데백화점은 톈진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롯데 관계자는 “한국인이 많이 사는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 지점도 6∼8월에 문을 닫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랴오닝(遼寧) 선양(瀋陽) 지점도 철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롯데백화점은 2017년 700억 원의 영업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도 104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생산량은 28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신규 자동차 허가를 제한하면서 베이징 지역 자동차 판매가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판매 부진에도 불구하고 공장 신설 등으로 과잉설비 문제가 심각해졌고 경쟁력 있는 신차 투입도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량이 적은 상태에서 대규모 시설을 유지하려면 감가상각 등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아예 운영을 중단하고 친환경자동차 등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위해 다른 생산라인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구조조정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곧 대형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미국) 등 중국에 진출한 반도체 기업들에 대해 독점 행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 반도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으며 결과에 따라 이르면 다음 달 삼성전자 등에 수십억 달러의 벌금 처분이 내려질 수도 있다.
박한진 KOTRA 중국지역본부장은 “급변하는 중국 산업 정책의 지향점과 무게중심을 빨리 파악해 생산과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병유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부장은 “제품의 수요와 특성을 분석해 중국에 남을지 제3국으로 옮겨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구조조정의 시기가 다가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