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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의 나비효과…‘대한항공 상징’ 조양호 경영권 제동

입력 | 2019-03-27 11:36:00

주총서 조양호 회장 사내이사 연임 실패
'대한항공 상징'이었지만 표면적으로 물러나
한진칼 지분 있으므로 경영권 박탈은 아냐




오너가의 비윤리적 행위로 논란을 빚은 한진 오너일가가 그룹에 대한 지배력 감소를 피하지 못 하게 됐다. 총수 일가의 경영권이 박탈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한항공의 상징과도 같았던 조양호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며 오너 갑질이 부른 파장이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27일 오전 제5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안건으로 올렸다.

이 중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표대결에서 참석 주주 3분의 2(66.6%) 이상 찬성을 얻지 못 해 결국 통과가 불발됐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4월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된 지 20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여기에는 조 회장 외에 부인과 세 자녀의 논란이 부른 여론 악화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양호 회장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기내 면세품을 총수 일가가 지배한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를 통해 중개수수료 196억원을 받은 혐의(특경법상 배임)로 기소되는 등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지난 2010~2012년 인천 중구 인하대 병원 인근에 ‘사무장 약국’을 차명으로 운영하면서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건보재정 152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챙긴 혐의로도 기소됐으며 밀수, 탈세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조양호 회장 외에 부인과 세 자녀는 2015년 ‘땅콩 회항’ 사건을 비롯해 ‘물컵 갑질’, ‘대학 부정 편입학’, ‘폭행 및 폭언’ 등 각종 사건에 연루됐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또한 이 같은 논란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주총 전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표대결을 앞두고 조양호 회장이 대한항공에서 일군 업적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조양호 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래 항공·운송사업에서 45년 이상 종사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의 대표이사직에는 1999년 올랐다. 1980년 2차 오일쇼크 당시에 항공기 구매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1997년 외환 위기에 따른 영향에도 유리한 조건으로 구매 계약을 체결하며 대한항공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전 세계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들이 회원인 국제협력기구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집행위원회(BOG) 위원, 31명의 집행위원회 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의 전략정책위원회(SPC) 위원으로 활동하며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IATA 총회 개최에도 기여했다.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오너일가의 일탈 행위와 별개로 경영 능력에 대한 검증도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부결됐지만,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대한 조양호 일가의 지분이 있어 경영권이 박탈됐다고 할 수는 없다. 대한항공 주식 지분은 조 회장과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33.35%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칼의 최대주주는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으로 지분율은 28.7%다. 한진그룹은 한진칼→대한항공·한진(자회사)→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