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역병 96%가 만족
국방부는 병사들의 사회 단절을 최소화하고 자율적인 병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4월 1일부터 육군 4개 부대를 대상으로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했다. 이후로 대상을 차츰 넓혀 올해 1월에는 육해공군 전체 부대의 3분의 1로 대상이 확대됐다.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 병사들은 만족해하고 있다. 2년간 중국 유학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9월 육군으로 입대한 정모 씨(21)는 “중국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하기가 힘들었는데 올해 2월부터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친구들과 매일 메신저로 대화한다. 외로움을 달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4월 전역 예정인 육군 병장 송모 씨(23)는 “시끄러운 사이버지식정보방과 달리 조용한 곳에서 휴대전화로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꿈꾸는 송 씨는 휴대전화로 정보기술(IT) 동영상 강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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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대 위치 노출, 공기계로 ‘눈속임’도
하지만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으로 민감한 군사 정보가 온라인에 노출되는 등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민간인도 참여할 수 있는 공군의 한 오픈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는 한 병사가 “군 입대를 앞둔 이들에게 정보를 주겠다”며 표로 정리된 전국의 공군 부대와 포대 위치를 올렸다.
휴대전화 사용 시간 및 장소 지침을 어기는 경우도 많았다. 국방부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평일 오후 6∼10시, 휴일 오전 9시∼오후 10시로 제한했다. 또 보안구역인 지휘통제실이나 행정실 등에서는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일부 부대에서는 병사가 휴대전화를 회수하다 보니 선임병이나 동기들은 휴대전화 반납 후 몰래 되찾아 가는 경우도 있다. 육군의 한 여단급 부대에서 근무했던 유모 씨(25)는 “동기나 선임이 휴대전화 관리 병사에게 ‘좀 쓰자’라고 말하면 다시 내주고는 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반납할 때 공기계를 제출하고 실제 사용하는 휴대전화는 몰래 따로 보관한 뒤 허용된 시간 외에 계속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유 씨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전모 씨(24)는 “반납한 휴대전화를 일일이 켜서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공기계를 내도 그냥 넘어갈 만큼 관리가 허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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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찬 goeasy@donga.com·윤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