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건강보험 재정 6490억 축내
“‘감마GTP’(간 수치의 일종)가 높으시네요. 술을 줄여야 해요.”
사람들은 하얀 가운을 입고 건강검진 결과를 유창하게 설명하는 이모 씨(33)를 ‘의사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서울지역 A병원과 B병원 이름이 적힌 이 씨의 명함 두 개는 모두 가짜였다. 의사 면허가 없는 그에게 ‘의사’ 역할을 맡긴 곳은 하모 씨(45)가 운영하는 불법 출장검진 기관이었다.
이 불법 출장검진 기관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A, B병원 명의를 빌려 관공서나 기업에서 출장검진을 실시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비용을 청구하는 수법으로 총 17억 원을 챙겼다. 출장검진 때 채혈 직전 환자들에게 15만 원가량의 ‘혈액종합검사’도 끼워 팔았다. 혈액형이 틀리거나 남성 혈액으로 난소암 검사를 하는 등 검사는 엉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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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경 kimhk@donga.com·조건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