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BO
“반발력이 조정된 새 공인구는 리그 전체 홈런 숫자를 15% 감소시킬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었다. 우리(SK 와이번스)는 그 보다 높은 20%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당연히 준비를 해야 한다.”
치밀하게 팀을 설계하고 계획하는 SK 염경엽 감독의 말이었기 때문에 각 팀 코칭스태프는 2019시즌 첫선을 보이는 새 공인구가 가져올 변화를 앞두고 대비책 마련에 분주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타자들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오히려 투수들이 “공이 커졌고 실밥이 달라졌다”고 불평했다.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들은 적응에 더 애를 먹었다.
개막 2연전 10경기 동안 156개의 안타와 15개의 홈런이 나왔다. 지난해 KBO리그는 720경기에서 무려 1756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당 2.44개의 홈런이다. 지난 시즌 개막 2연전에서는 176개의 안타와 21개의 홈런이 나왔다. 장타당 홈런비율(HR/XBH)이 무려 42%였다. 지난 시즌 전체 장타당 홈런비율도 38.3%로 매우 높았다.
단 10경기를 치른 올해 경기 당 평균 홈런은 1.5개이고 장타당 홈런비율은 37.5%다. 비교할 수 있는 표본 숫자가 워낙 적지만 홈런 급증 현상의 진정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시범경기 기간 불합격 판정을 받았던 공인구의 조정 반발계수(0.4134~0.4374→ 0.4034~0.4234)가 페넌트레이스에서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면 홈런 감소 효과가 더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홈런보다 안타 수 감소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한 구단 주전 내야수는 “타석에서 직접 공을 때렸을 때 차이점 보다는 수비할 때 타구 속도에 대한 변화가 더 느껴지는 것 같다. 타자마다 투수에 따라 다 차이가 크지만 타구 속도가 지난해보다 느리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