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이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A매치 평가전 훈련 시작에 앞서 대화를 하고 있다.2019.3.19/뉴스1 © News1
“기성용은 기량도 좋고 경험이 많다. 기성용은 우리가 추구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수다. 하지만 이제는 그 없이 살아가야 하는 방법을 찾고 익혀야한다.”
지난 1월 UAE 아시안컵 도중 기성용이 부상으로 중도하차했을 때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이 했던 말이다. 8강 탈락이라는 실망스러운 결과물과 함께 귀국했을 때도 그는 “구자철은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고 기성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것으로 안다”면서 “기성용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이제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비슷한 뜻을 전했다. 빈자리가 큰 선수가 떠났다.
벤투 감독은 한국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여름 이후 기성용을 ‘중심’에 두고 팀을 운영해왔다. 전술적 키맨도 기성용이었고 선수들을 하나로 엮어내는 구심점 역할도 기성용의 몫이었다. 실상 벤투 감독만의 특별한 애정은 아니었다. 최근 10여 년 간 대표팀 감독들에게 기성용은 기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변화가 불가피하다. 기성용이 은퇴를 선언했고 그의 이탈은 단순한 선수 1명 공백 이상의 허전함을 가져올 전망이다. 여기저기서 ‘제2의 기성용’ ‘기성용 후계자’ 찾기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비중이 컸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쉽진 않은 작업이다. 적어도 한동안 비슷한 인물을 찾긴 어려워 보인다. 벤투의 생각도 비슷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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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자원들에게 적합한 옷을 새로 짜야한다는 의미로도 접근할 수 있는 발언이다. 이는 선수들이 모이던 18일 파주NFC에서 진행된 벤투 감독 기자회견에서 재입증됐다. 이날 벤투 감독은 기존 경기들과는 ‘모양새’가 달라질 수 있다고 암시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축구의 틀은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포메이션은 변할 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 지금껏 벤투호가 주로 사용한 포메이션은 4-2-3-1이었다. 후방의 2명의 중앙MF들이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후방 빌드업의 기점 역할을 맡았다. 그중에서도 핵심은 기성용이었고 정우영이나 황인범 등이 파트너로 나서 그를 도왔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이승우를 비롯한 선수단이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A매치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19.3.18/뉴스1 © News1
벤투가 아직 한 번도 보지 못한, 하지만 이전까지는 대표팀의 핵심 전력에 가까웠던 왼발잡이 테크니션 권창훈이 가세했다. 여기에 손흥민을 비롯해 이재성, 이청용, 이승우, 나상호, 김정민, 황인범, 주세종, 정우영, 이진현 백승호 그리고 18세 이강인까지 2선 자원들이 많다. 부상으로 빠진 황희찬 정도를 제외하면 불러들일 수 있는 미드필더들이 거의 모두 호출했다는 것은 조합을 완성해보겠다는 의지다.
벤투 감독은 “지금은 큰 대회(아시안컵)를 마치고 새로운 과정을 준비하는 단계”라면서 “카타르 월드컵 예선(9월부터)을 시작하기 전에 4차례 친선경기(3월과 6월 A매치)를 할 수 있다. 최대한 많은 선수를 관찰하고 테스트하려는 계획”이라고 복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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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된다. 한번 기틀을 만들어 놓은 뒤에는 큰 변화를 잘 꾀하지 않는 벤투 감독의 스타일을 생각할 때 선수들에게 이번 3월 2연전은 의미가 크다. 선수들이 모두 합류한 뒤 처음 제대로 된 훈련이 진행될 20일부터 뜨거워질 전망이다.
(파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