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퍼]‘캐디 없는 골프’-2인 플레이 확산
골퍼 2명이 충북 충주시 임페리얼레이크CC에서 노캐디 셀프라운드를 즐기고 있다. 캐디백이 2개만 실린 아담한 2인승 카트가 눈길을 끈다. 동아일보DB
경기 용인시의 화산CC는 올해 캐디피와 그린피를 잇달아 인상했다. 지난달 중순 캐디피를 12만 원에서 13만 원으로, 그린피는 이달 들어 비회원 기준 20만 원(주중)과 26만 원(주말, 공휴일)으로 각각 1만 원씩 올렸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인건비 상승, 토지의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의 증가가 그 이유다. 골프장 이용 요금 인상 추세는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캐디피 13만 원은 이미 대세다. 청탁금지법 이후 자연스럽게 늘어난 ‘n분의 1’ 골퍼와 알뜰 골퍼에겐 우울한 소식이다. 이에 노(NO)캐디 골프(일명 셀프 라운드)와 2인 플레이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골프장 이용료 양극화 시대
골프 인구가 밀집해 있고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골프장 이용료는 계속 올라가고, 골프 인구가 적은 지방 골프장의 이용료는 정체 내지 하락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반면 호남권 골프장의 비회원 1인당 평균 이용료는 20만3000원으로 5년 전보다 1만3500원이 내려갔다. 이로써 수도권과 호남권 골프장의 비회원 주말 이용료 차액은 6만8000원 선에서 9만8000원 선으로 늘어났다.
서천범 소장은 “수도권과 지방 골프장 간의 이용료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골퍼들 중 일부는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 골프장으로 이동하겠지만 지방 골프장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노캐디 등 캐디 선택제와 1, 2인 플레이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 “캐디 눈치 안 봐서 좋네”
‘골프=캐디의 수발+4인 플레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노캐디로 셀프 라운드를 하면 9홀 기준으로 7000∼8000보는 기본으로 걷게 돼 비용 절감은 물론이고 운동 효과도 크다. 국내에서 노캐디를 실시하는 골프장은 70여 곳에 이른다. 네이버 밴드 ‘한국골프소비자모임’, ‘셀프라운드 천국’ 등 관련 모임을 통해 노캐디 라운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노캐디제로 운영되고 있는 일본 G-스타일 골프장의 전동 카트 내에 탑재된 GPS 코스안내 단말기. 동아일보DB
골프광 차모 씨(38·자영업)는 지산CC 퍼블릭에서 노캐디 라운드를 자주 한다. 그는 “18홀 주중 그린피가 4만∼5만 원대, 주말에는 6만∼7만 원대다. 인터넷 회원에 가입하면 더 싸다. 캐디 백을 싣고 이동할 수 있는 개인용 전동카트 이용료가 4000원인데, 식음료 비용 모두 합해도 10만 원 안쪽이다. 2인 플레이가 가능한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3월 현재 영업하고 있는 국내 골프장은 526곳(군 골프장 36곳 포함). 올해 새로 개장하는 골프장은 15개 안팎이다. 그중 전남 영암군에 9월 개장하는 솔라시도CC는 45홀 퍼블릭 골프장인데 전 코스를 노캐디제로 운영할 예정이어서 그 성공 여부가 업계의 관심사다.
보조자 겸 감시자인 캐디가 없는 셀프 라운드의 주의사항은 여러 가지다.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앞 팀과의 안전거리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멀리건 남발과 투 볼 플레이(한 자리에서 매번 공을 두 번 이상씩 치는 것), 늑장 플레이, 동반자 레슨 등은 금지사항이다. 또한 과도한 음식물 반입과 지나친 음주 등도 삼가야 한다. 골프는 에티켓 운동임을 명심해야 한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