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베탄코트.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 외국인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8)의 메이저리그(MLB) 시절 주 포지션은 포수였다. 2018시즌 직후 이뤄진 프리에이전트(FA) 포수 양의지(4년 총액 125억 원) 영입과 맞물려 베탄코트가 어떤 포지션을 소화할지에도 그만큼 관심이 쏠렸다. 타격 재능보다는 포지션에 더 많은 초점이 맞춰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시범경기를 통해 뚜껑을 열어보니 베탄코트는 생각보다 훨씬 더 다재다능한 선수였다. 장타력과 빠른 발,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했다. NC가 입단 첫해 외국인선수가 받을 수 있는 총액인 100만 달러를 ‘풀베팅’한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동욱 NC 감독은 “베탄코트는 처음부터 글러브를 여러 개 챙겨와 준비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라틴계 선수들과 비교해 진중한 성격이기도 하다”고 했다. 어떤 포지션이든 완벽하게 소화하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12~13일 상동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에서 1루수(12일)와 좌익수(13일)를 번갈아 맡았고, 14일에는 4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타격에선 4타수1안타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정인욱의 커브를 받아쳐 좌전 안타를 쳐낸 뒤 득점까지 올렸다. 후속타자 모창민의 우전 안타 때는 빠른 발을 앞세워 3루를 밟았다. 우익수 뜬공과 실책 출루를 기록한 첫 두 타석과 유격수 땅볼로 물러난 네 번째 타석에서 움직임은 달랐다. 스윙궤도와 공의 차이가 컸던 첫 두 타석과 비교하면 확실히 오랫동안 공을 보려는 노력이 동반됐다.
베탄코트의 무기는 강력한 어깨다. 그러나 이날은 그 능력치를 뽐낼 기회가 없었다. 포수와 외야수로 나갔을 때 주자의 움직임을 제한할 수 있는 요소라 그 능력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베탄코트의) 어깨가 정말 강하다. 주자가 들어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N스포츠 이용철 해설위원도 “외야에선 좌·우중간 안타가 나왔을 때 연계플레이를 어떻게 하는지 보면 송구 능력을 검증할 수 있다”고 덧 붙였다.
대구|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