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김율리 교수팀, 섭식장애 치료용 영상 제작 거식-폭식증 억제 효과 확인
한 여성이 거식증 치료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보고 있다. 이 영상을 꾸준히 시청하면 섭식장애 현상이 줄고 긍정적 정서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백병원 제공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율리 교수팀은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 재닛 트레저 교수팀과 공동으로 거식증의 치료 전략을 담은 동영상 클립(보드캐스트)을 제작해 환자가 어디서든 모바일기기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보드캐스트는 거식증 치료에 필요한 내용을 담은 총 60여 개 영상으로 구성돼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의료진이 알맞은 영상을 추천한다.
의료진은 환자가 영상을 잘 보고 있는지 모니터링을 해 피드백을 주게 된다. 영상은 주로 동기강화기법(치료에 확신을 들게 하는 기법)을 사용해 거식증에서 회복한 환자들의 독백으로 구성돼 있다. 또 보드캐스트를 시청하면서 개인마다 문제가 되는 생각이나 행동을 어떻게 바꿀지 자신만의 전략을 짜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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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거식증 환자에게 우울하거나 불안할 때,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들거나 혹은 폭식 충동이 들 때, 식사를 회피할 때 등 일상생활에서 필요할 때마다 3주간 보드캐스트를 사용하도록 했다. 그 결과 보드캐스트가 △심리적 지지 △치료 접근성 △회복에 필요한 정보 제공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스마트의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텔러메디신 앤드 이헬스(Telemedicine and e-health)’ 최신호에 실렸다.
김 교수는 “실시간 환자 맞춤형 영상 치료는 거식증뿐 아니라 먹는 것을 조절하지 못하는 폭식증에도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다양한 섭식장애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전문의료기관을 찾아 환자의 신체적, 심리적 건강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환자에게 적합한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