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일일시호일’ 원작 日작가 모리시타 노리코가 말하는 다도
영화는 노리코가 처음 다도를 배운 스무 살부터 25년의 세월을 보여준다. 영화사 진진 제공
photo by Sakurako Kuroda
―그 어렵다는 다도를 꾸준히 익히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선생님은 ‘그럴 땐 잠시 마음을 멀리 떨어뜨려 두면 돼’라고 하셨죠. 그만둘 때까지 그만두지 않는 정도의 애매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정말 그만두고 싶은 것인지 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도를 준비하고 다기, 족자 등 관련 기물에 대해 대화하는 과정이 마치 예술 방담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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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다채로운 화과자(일본 전통 과자)가 등장합니다. 차마다 어울리는 화과자가 따로 있나요.
“화과자는 디자인으로 계절을 표현하는 전통적인 예술입니다. 벚꽃 하나로도 막 피기 시작한 ‘첫 벚꽃’, 천천히 져가는 ‘꽃보라’, 강을 타고 흘러 내려가는 꽃잎을 표현한 ‘꽃잎 뗏목’ 등을 각기 다르게 표현하죠.”
―영화를 본 소감은 어땠나요.
“감독님과 스태프도 촬영 전 수개월 동안 다도를 배웠습니다. 차를 알아가는 마음이 관객에게 잘 전달된 것 같습니다. 참, 20여 년 전 서울 지하도에서 구입한 청자 찻잔도 이번 영화에 나왔어요.”
―한국에서 ‘일일시호일’ 책과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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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무(無)’로 만든다는 점에서 다도는 최근 유행하는 명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잡념을 잊고 오로지 맛있는 차 한 잔에 집중하다 보면 이따금 아주 기분 좋은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것이 ‘무’ 아닐까요?”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