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장에 선보인 부동산펀드들이 ‘완판 행진’을 벌이며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달리 부동산펀드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고액 자산가들은 물론이고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장에 선보인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3종이다. 7일까지 판매된 현대자산운용의 ‘현대 유퍼스트 부동산신탁 25호’는 판매 기간 8일 동안 목표 금액 330억 원을 모두 채웠다. 한정록 현대자산운용 상품리테일팀장은 “스코틀랜드 주도(州都) 에든버러에 있는 건물이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청사로 쓰이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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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펀드는 특정 부동산을 사들인 뒤 운용 기간 동안 임대료로 수익을 올리고 펀드를 청산할 때 매각 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투자 기간은 3년에서 5년 사이이며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중도 환매를 금지하거나 수수료를 높게 책정한다. 반면에 비슷한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는 증시에 상장돼 있어 매매가 자유로운 편이다.
부동산펀드가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끄는 건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 자산들의 수익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34종의 평균 수익률은 8%를 웃돌고 국내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의 수익률도 평균 5%를 넘는다. 반면에 국내 주식형의 수익률은 평균 ―10.76%에 그쳤고 국내 채권형(2.93%), 해외 채권형(0.74%) 역시 높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로 부동산 경기도 꺾이면 손실이 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해외 펀드의 경우 환차손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펀드의 중도 환매가 어렵고 공실이 생기면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임차인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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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부동산펀드의 인기가 높기 때문에 당분간 신상품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펀드가 투자하는 건물이 시내 중심가에 있는지, 입주사의 임차 기간이 충분히 남아있는지를 살핀 뒤 투자하면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