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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 “장자연, 10년 지나도 못 잊어”…‘13번째 증언’ 출간

입력 | 2019-03-05 11:48:00

사진제공=룬컴


고(故) 장자연 씨의 성추행 피해 상황을 증언한 동료배우 윤지오 씨는 장 씨 사망 10주기를 앞두고 출간한 저서 ‘13번째 증언’을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소망하고 또 소망한다”고 밝혔다.

윤지오 씨는 5일 출간한 저서 ‘13번째 증언’ 소개글을 통해 “(13번째 증언에 담긴) 잔혹동화 같은 이 이야기가 바로 지난 내 삶”이라며 “자연 언니와 함께했던 시간은 기껏해야 1년 남짓, 하지만 나는 그보다 10배가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언니를 잊지 못했다”고 밝혔다. 장자연 씨는 2009년 3월 7일 눈을 감았다.

윤 씨는 “트라우마는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견뎌내는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지금도 나는 언니의 죽음을 견뎌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를 ‘애기야’ 하며 다정하게 부르던 그 목소리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언니의 내민 손을 미처 깨닫지 못해 못 본 것 아닌가 하는 자책감과 회한으로 나는 13번의 증언을 했다. 그것이 살아남은 내가 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적었다.

이어 “내가 알던 자연 언니는 맑고 여린 사람이었다. 그런 언니가 남몰래 받았던 상처, 그리고 쓸쓸히 자신의 손으로 삶을 마감해야 했던 그 고통까지는 어느 누구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라며 “나는 사건이 일어난 후 한국을 떠나오고부터는 정작 단 한 번도 언니의 이름을 소리 내어 불러보지 못했다. 세월이 흐른 뒤에서야 그동안의 침묵을 정리하고 나는 생각을 정리하고 또 정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로 언니의 사망 10주기가 되었다”며 “한때는 같은 길을 걷는 친구였고, 어린 나를 세심히 챙겨주며 웃던 언니였다. 나이 사십이 되고, 오십이 되어도, 그보다 더 많이 나이를 먹어도 배우이고 싶었던 사람, 장자연. 미처 꿈을 펼쳐 보기도 전에 세상을 떠난 자연 언니 앞에 흰 장미 한 송이를 바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지오 씨는 장자연 씨가 눈을 감은 2009년부터 검찰과 경찰 등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13차례의 증언을 했다.

윤지오 씨는 지난해 익명으로 진행한 JTBC와 인터뷰에서 “자연 언니를 성추행한 사람을 10여 년 만에 법정에서 봤다”며 “몇 미터 거리를 두고 한 공간에 같이 앉아 있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생에 처음 겪어본 충격적인 장면이라 잊을 수도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제가 목격했던 기획사 대표님 생일파티에 술 접대 강요를 받았었고 성추행 당한 것에 대한 증언을 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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