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핵담판 결렬]金, 트럼프 회담장 떠난 1분뒤 숙소로 경제시찰 취소-축소 가능성… 베트남정부 “방문일정 예정대로” 金, 2일 오후 특별열차로 돌아갈듯… 하노이 시민 “예상 못한 결말에 허탈”
28일 오후 2시(현지 시간). 당초 북-미 양국의 합의문 서명식이 열릴 예정이던 시각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각각 숙소에 있었다. 270여 분간의 회담을 끝낸 양국 정상은 생선요리와 인삼과자 등을 곁들인 가벼운 오찬을 할 예정이었으나 점심도 거른 채 각자의 길을 갔다. 오후 1시 24분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회담장을 떠났고 1분 뒤 김 위원장도 숙소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계획보다 2시간 앞당긴 오후 2시경 약 40분간 기자회견을 열었고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 들어간 김 위원장은 침묵을 지켰다.
북한 대표단 경호 문제로 예약을 닫아뒀던 멜리아 호텔은 28일 저녁부터 다시 예약을 받겠다고 밝혔다. 회담이 결렬되자 김 위원장이 ‘베트남 친선 방문’도 취소하고 북한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베트남 외교부는 이날 오후 “김 위원장의 공식방문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일 응우옌푸쫑 베트남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푸쫑 주석 주최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 2일엔 호찌민 묘소 참배 등의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6시 반경 중국 접경지인 동당역에서 특별열차를 타고 북한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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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장과 양국 정상의 숙소가 있는 거리엔 여전히 인공기와 성조기가 나부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결말에 하노이 시민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북-미 정상회담 자원봉사자로 나선 대학생 응우옌짱투이 씨(22)는 “평화를 향한 양국 정상의 역사적인 만남이 하노이에서 이뤄질 거란 기대에 주저 않고 자원봉사를 신청했는데 결과가 허탈하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3차 회담이 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 세계에서 3500여 명의 기자가 몰릴 정도로 뜨거웠던 취재 열기도 싸늘히 식었다. 오후 3시경 ‘합의 결렬’을 알리는 속보가 뜨자 하노이 시내에 차려진 국제미디어센터(IMC) 현장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노이=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