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으로 꼽히는 하라 다쓰노리 감독과의 동행을 포기하고 NC 다이노스로 복귀한 이호준 코치는 선수들에게 강력한 투지를 강조하고 있다. 애리조나 투산 캠프에서 선수들에게 토스배팅 볼을 던져주고 있는 이 코치. 사진제공|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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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 다쓰노리 감독(61). 2002년 일본프로야구(NPB) 최고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지휘봉을 잡은 뒤 명가의 부활을 이룩한 인물이다. 2002, 2003시즌, 2006~2015시즌까지 12시즌 중 세 차례 재팬시리즈 정상에 올랐고,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일본의 우승을 이끌었다. 2016년부터 3년간 야인으로 머물렀지만 2019시즌 요미우리 감독으로 세 번째 부임했다.
이호준 NC 다이노스 타격코치(43)에게 하라 감독의 요미우리 재부임은 고민의 계기였다. 그는 지난해 요미우리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고 요미우리는 그에게 정식코치 제안을 했다. 하라 감독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는 “전설적인 명장 밑에서 1년이라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요미우리가 왜 강팀인지, 하라 감독이 왜 명장인지 느끼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이 코치는 그러나 NC의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그가 선수로 뛰던 2017년까지 NC는 신흥 강팀이었다. 그러나 이 코치가 은퇴한 지난해, 창단 첫 최하위의 굴욕을 맛봤다. 구심점 없이 흔들리는 선수단을 한 발 물러서서 지켜봤던 이 코치는 하라 감독과 동행을 뿌리치고 창원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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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코치가 선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하나, 투지다. 연패에 빠졌을 때 겉으로 보이는 ‘농군 패션’으로 티를 낼 게 아니라, 눈빛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황금사자기 같은 아마추어 대회를 가보라. 경기에서 패하면 선수들이 분해서 눈물을 줄줄 흘린다. 물론 프로라면 겉으로 울거나 하면 안 되겠지만, 적어도 마음속으로는 그 분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게 강팀으로 가는 조건이다.”
이 코치는 후배들이 불 꺼진 그라운드와 친해지길 원한다. 모두가 떠난 경기장, 조명이 꺼진 야구장을 한 바퀴 천천히 걸으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인다는게 그의 말이다. “프로라면 팀이 연패 중이고 본인이 역할을 못했을 때 ‘내일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배트를 쥐고 훈련하는 것보다 생각 한 번이 도움 될 때가 있다.” 그 사색과 고민의 시간은 팀과 본인에게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조언이다.
이 코치는 처진 분위기로 창단 첫 최하위에 그친 NC를 바꿀 수 있을까. 변화의 움직임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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