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내달 1일 예정 관세 인상 연기 트럼프 “기술이전 등 상당한 진전… 시진핑과 마러라고에서 만날것” 일각 “샴페인 터뜨리기엔 이르다”
건배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주지사협회 연회에서 컵을 들어 건배를 제의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면 향후 1, 2주 안에 빅 뉴스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역전쟁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2개의 트윗을 잇달아 보내면서 “미국이 중국과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 이전, 농업, 서비스, 통화 등 중요 사안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며 “매우 생산적인 대화의 결과 3월 1일로 예정된 미국의 관세 인상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만간 나와 시 주석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열 것”이라고 했다.
그가 회담 시점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달 안에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최근 “3월 말 정상회담을 잠정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양국 정상은 2017년 4월에도 마러라고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 직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 50개 주지사들과의 만찬에서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면 다음 주나 2주 안에 ‘아주 큰 뉴스(very big news)’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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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통해 두 나라가 무역전쟁 재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진전을 과시했지만 중국은 대통령이 트윗에서 언급한 핵심 사안 중 어느 하나에 대해서도 서면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때 미국이 관세를 자동 부과하는 ‘스냅 백(snap back·관세철폐 환원)’ 같은 이행 조치에 합의했는지도 불확실하다. 미국은 구조적 변화에 대한 중국의 약속을 믿지 못하고 있고, 산업 및 경제 전략에 근본 변화를 주지 않으려는 중국의 태도도 여전하다는 의미다.
각각 지지율 하락 및 경제성장 둔화란 과제를 안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상징적 합의를 하고 실무진이 추가 협상을 이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일단 미중 화해 무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리스크 자체가 해소되면 중국의 대미 수출이 회복되고, 그 과정에서 중국에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는 한국도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단장은 “미국이 원하는 것은 중국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다. 중국의 이행 여부에 따라 긴장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세종=이새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