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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색 돌부처 오승환, 올해 첫 라이브피칭… 체인지업 새 주무기로 연마

입력 | 2019-02-19 03:00:00


‘빅리그 생존 열쇠는 체인지업.’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의 스프링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오승환(37·사진)은 최근 체인지업 장착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8일(한국 시간) 올해 첫 라이브피칭을 소화한 오승환은 이날 타자를 세워 놓고 체인지업을 포함한 변화구 위주의 공 35개를 던졌다.

현역 생활 내내 ‘돌직구’로 명성을 얻어온 그에게 다소 이색적인 모습이다. 2016년 미국에 진출한 이후 3년 동안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등 두 구종을 조합하면서도 13승 12패 42세이브 42홀드 평균자책점 2.78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오승환의 패스트볼 비율은 51.5%, 슬라이더는 31.1%였다. 체인지업이 7.8%로 1이닝 동안 공 15개를 던지는 오승환에겐 한 번 등판해 1개 던질 정도로 비중이 떨어지는 구종이었다.

오승환의 이런 변신은 롱런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오승환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1.6마일(시속 147.4km)이었다. 30대 후반에 접어들며 구속이 전년에 비해 1.3마일(2.1km)가량 떨어졌다. 관록으로 지난해 3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지만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두 구종으로 KBO리그를 평정한 류현진(32·LA 다저스)이 MLB 진출 이후 어깨 부상을 당하며 패스트볼의 위력이 줄자 슬라이더, 커브, 투심 등을 추가로 장착해 공략하기 까다로운 투수로 진화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새로 다듬는 체인지업은 그간 보여 온 살짝 떨어지는 스플리터 계열의 체인지업이 아닌 정통에 가까운 체인지업이다. 오른손잡이인 오승환이 던질 때 좌타자 바깥 코스, 우타자의 몸쪽으로 살짝 휘면서 떨어진다. 오승환은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터무니없이 날아가는 공은 없다. 선택지가 늘어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인지업 비중이 크게 늘어난다면 경기당 1번 남짓 오승환을 상대할 타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2개에서 3개로 늘어 ‘수 싸움’ 하기가 버거워질 수 있다.

선수 생활의 황혼에 접어드는 오승환이 제3구종으로 빅리그에서 여전한 위력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