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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만지면 정보 전달되는 ‘인체통신 칩’ 개발

입력 | 2019-02-18 03:00:00

약 복용-식사 패턴 등 파악할 수 있어… 홀몸노인 돌봄 서비스에 활용 계획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미정, 오광일 선임연구원이 물건에 붙여 두면 건드릴 때마다 신호를 발생시키는 ‘태그’를 이용해 약병의 주인이 몇 번 약을 먹었는지 측정해 분석하고 있다. ETRI 제공

사람의 몸을 이용해 정보를 전송하는 ‘인체통신’ 기술을 이용해 혼자 생활하는 노약자의 활동을 보호자가 원격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했다. 노약자 복지 및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형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 SoC설계연구그룹 책임연구원팀은 가정 내 주요 물건에 일종의 신호 발생장치인 스티커 모양의 ‘태그’를 붙인 뒤, 이 물건을 만지면 몸을 통해 노약자의 손목시계에 부착된 칩으로 활동 정보가 전송되고, 이를 다시 보호자에게 알리는 ‘인체통신기반 터치케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아주 간단해 사용에 거부감을 느낄 염려가 적다는 점이다. 일부러 태그를 직접 누르거나 만질 필요 없이, 태그가 붙어 있는 사물에 손이 닿기만 하면 정보가 몸을 통해 손목에 찬 인체통신 칩에 전송된다. 이재진 ETRI SoC설계연구그룹장은 “인체를 하나의 도선이라고 보고 0과 1의 디지털 신호를 담은 마이크로암페어(100만분의 1 암페어) 단위의 약한 전류를 흘려 정보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암페어는 근육치료 등에도 이용되는 안전한 수준의 전류다. 별도의 유무선 송수신기가 필요 없어 중간에 정보를 가로채는 등 보안 사고가 날 우려가 없어 안전하다. ETRI는 이 기술 개발에 10년 이상 투자해 원천 특허와 표준화 원천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매우 간단하지만 노약자의 활동은 기존보다 훨씬 자세히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약 상자에 태그를 붙여 두면 약 복용 횟수나 시간을 알 수 있고, 식기에 붙이면 식사 패턴을 알 수 있다. 텔레비전 리모컨 등을 다루는지도 알 수 있다. 모두 노약자의 건강이나 생활을 모니터링하는 데 유용한 정보다.

연구팀은 현재 태그는 어른 엄지손가락 한 마디 크기(가로세로 2cm)로, 인체통신 칩은 쌀알 크기(가로세로 2mm)로 개발을 마친 상태다. 인체통신 칩을 지금은 손목시계에 장착하지만, 나중에는 목걸이 등 액세서리나 벨트, 장갑 등에 넣어 직접 피부에 닿지 않고도 활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홀몸노인 돌봄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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