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통과 실패로 4월 총선 극좌-극우 돌풍에 연정 불가피… 정치 혼란-리더십 공백 이어질듯
“카탈루냐 독립” 외치는 시위대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카탈루냐 독립을 외치는 친독립파 시위대 수천 명이 반역 혐의로 투옥된 독립파 지도자들의 사진을 들고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12일부터 독립파 지도자 12명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가운데 4월 말 조기 총선 실시까지 발표되면서 스페인 정국이 대혼돈에 빠졌다. 바르셀로나=AP 뉴시스
4월 말 총선은 2015년 12월 후 벌써 세 번째라는 점에서 정국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015년 12월 총선에서 중도우파 국민당이 승리했지만 과반 의석 미달로 연정 구성에 실패했고, 6개월 후 재총선을 거쳐 마리아노 라호이 국민당 정부가 출범했다. 출범 직후부터 부패 스캔들에 휘청거렸던 라호이 총리는 지난해 6월 헌정 사상 최초로 의회 불신임으로 물러났다. 이에 산체스의 사회당이 전체 의석 350석 중 84석에 불과한 소수내각으로 출범했지만 정국 장악력에 한계를 드러내며 단명했다.
더 큰 문제는 4월 총선으로도 정치적 혼란 및 리더십 공백이 해결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 1975년 독재자 프랑코 총통 사후 2011년 총선 때까지 유지됐던 국민당(중도우파)과 사회당(중도좌파)의 양당 구도는 2015년 또 다른 중도우파 시민당과 극좌 포데모스의 돌풍으로 무너졌다. 4월 총선에서는 극우 복스까지 돌풍을 일으킬 조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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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혼란이 경제 회복 조짐에 치명타를 안긴다는 것도 문제다. 2010년부터 닥친 경제위기로 25%가 넘는 실업률에 신음했던 스페인은 라호이 정부의 노동개혁 및 긴축정책, 관광 호황이 겹쳐 지난해 실업률이 10년 최저인 14.4%를 기록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이달 초 “스페인 국가 부채가 2029년 국내총생산(GDP)의 107%까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