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장협의회, 반대 서명운동 돌입… 보 철거땐 교통문제도 야기할 듯
‘공주보 철거비로 유지 보수하라.’ ‘공주∼우성 간 주요 교통로인 공주보 철거 반대한다.’
17일 충남 공주시 우성면 공주보 주변에는 이런 플래카드가 여러 장 보였다. 정부가 이달 중으로 금강과 영산강의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공주지역 주민들이 보 철거 반대 운동에 나섰다. 아직 정부의 결정은 나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철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주시이통장협의회는 11일 전체회의를 열어 382개 이통이 행동을 함께하기로 결정했고 이날부터 보 철거 반대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20일을 전후해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대거 참여하는 공주보철거반대추진위원회를 공식 결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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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철거는 심각한 교통 문제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웅진동과 우성면을 연결하는 보 위의 280m 왕복 2차로 도로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도로 이용 차량은 평일 5000대, 주말 3000∼3500대로 추산된다. 보가 철거되면 3km가량을 돌아 백제큰다리를 이용해야 한다. 주민들은 “보의 도로를 활용해 공주와 청양, 예산을 오가는 출퇴근 차량이 많아 극심한 교통대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보를 철거하면 관광도시의 면모가 훼손될 것이란 걱정도 크다. 이미 보 개방으로 금강이 바닥을 보이면서 공산성 주변을 중심으로 경관이 나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5년 공산성과 송산리고분군 등 백제역사 유적의 유네스코세계유산 등재로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주민들이 이에 따라 ‘물 없는 유네스코 관광도시는 코미디’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로 했다.
하지만 보 철거 문제에 대한 시의 대응은 다소 안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지난달 보 철거 문제를 다루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면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민 등을 포함시키지 않아 반발을 샀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