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왼쪽)-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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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 맞아? 29살 아니야?”
학교를 졸업한 뒤 프로 유니폼을 입은 신인들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동경하던 스타플레이어들이 선배가 된다. 그들처럼 리그를 호령하는 선수가 되고자 구슬땀을 흘린다. 설레는 건 구단도 마찬가지다. 아마추어 시절 화려함을 프로에서 고스란히 보여주는 이는 극히 드물지만 ‘우리 팀 선수가 그 사례가 되길’ 소망한다. ‘육성의 팀’이라는 타이틀은 현장과 프런트 모두에게 훈장이다.
실제로 스프링캠프 때부터 남달랐던 떡잎들이 있다. 지난해 입단한 강백호(20·KT 위즈)도 그랬다. 아마추어 시절 투타겸업으로 ‘한국판 오타니 쇼헤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는 캠프에서 타자로 전념했다. 그를 지켜본 김용국 당시 수석코치는 “타격은 29살이라고 해도 믿겠다. 19살 수준이 아니다. 타고난 능력에 응용력까지 있다. 신인 시절 박병호·정의윤보다 낫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김 수석은 “수비는 19살이다.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강백호는 지난해 좌익수보다 지명타자로 더 많은 경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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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는 반전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2009년 두산은 외야수 박건우와 정수빈, 투수 성영훈, 유희관 등 신인 넷을 캠프에 데려갔다. 지명순위에서 2차 2라운드 박건우가 5라운드 정수빈보다 앞섰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 눈에 든 것은 정수빈이었다. 단신임에도 연습경기 때 장타력까지 선보였던 그는 2009시즌 초부터 기회를 얻었다. 그가 ‘잠실 아이돌’로 등극하는 순간이었다. 캠프 활약이 시즌 성적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신인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기에는 이만한 기회가 없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