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나이 공장 가보니
인도 첸나이의 현대차 공장 직원들이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80%는 내수용으로 상트로, 크레타, 그랜드 i10 등 대부분 소형차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부침을 겪는 중국 시장을 대체할 카드로 최근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는 74만 대를 생산했다. 현대차 해외 생산기지 중 기존 생산량(65만 대)보다 10만 대 가까이 더 생산한 공장은 인도가 유일하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매년 5∼7%씩 급성장하고 있지만 보유율은 3.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는 인도에서 약 55만 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위(16%)를 차지했다. 김선섭 현대차 인도권역본부장은 “현대차 구매자의 평균 연령이 30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층에 특히 어필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네시스 등 고급차 판매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달 19일 구자라트 주 하지라에서 열린 ‘K-9 바지라’의 생산공장 준공식에서 K-9에 탑승했다. 2017년 한화디펜스는 인도군이 도입할 K-9 자주포 100문 수출 계약을 인도 L&T와 체결했다. 사진 출처 모디 총리 트위터
○ ‘포스트 차이나’ 꿈꾸는 인도
한국 기업들은 줄이어 ‘포스트 차이나’인 인도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의 인구는 13억5000만 명으로 5년 뒤 중국(14억 명)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인도에 1조 원을 투자해 전기차 생산 라인 등도 확대한다. 지난달 말 현대차 계열사인 기아차도 첸나이에서 300km 떨어진 아난타푸르 공장 준공식을 열었다. 지난해 7월 삼성전자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장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해 연간 1억2000만 대의 휴대전화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한국이 인도에 투자한 금액은 8억1600만 달러(약 9200억 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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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국 관계 역대 최고로 좋다”
최근 한 인도 양국 정부는 외교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발표하며 인도를 4강 수준의 외교관계로 격상하겠다고 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신동방정책도 한국을 주요 파트너로 삼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한-인도 관계자들은 “양국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방위산업에서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19일 북서부 구자라트주 하지라에서 한국산 K-9 자주포를 개량한 모델인 ‘K-9 바지라’ 생산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뒤 K-9에 탄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스칸드 타얄 전 주한 인도대사는 “인도의 국방예산이 연 600억 달러(약 67조 원) 이상을 쓴다. 한국 국방기술과 협업하면 도움이 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루피화 변동성 등 불확실성에 주의할 필요도 있다. 친기업 정책을 펴온 모디 정부가 4월 하원 총선거에서 실패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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