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자폐소녀 연기 정우성-김향기
속물적인 대형 로펌의 변호사 순호(정우성·오른쪽)가 자폐 소녀 지우(김향기)를 만나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증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첫 자폐 연기는 배우 김향기(19)에게도 쉽지 않았다. 촬영 전 KBS 다큐멘터리 ‘엄마와 클라리넷’, 영화 ‘템플 그랜딘’ 등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관련된 영상을 찾아봤다. 실제 자폐아들을 만나 그들을 관찰하기도 했다. 이날 만난 그는 “처음 연기할 땐 자폐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봤을 때 상처받지 않을까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27세의 나이 차에도 ‘케미’는 훌륭했다. 영화 ‘증인’에 출연한 배우 김향기는 정우성(왼쪽)의 ‘아재 개그’가 “100점 만점에 80점”이라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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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중년에 접어든 정우성은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많다. 사극액션 영화감독으로서의 데뷔도 앞두고 있다. 물론 결혼도 항상 인생 목표다. 유니세프 활동이나 난민 등 사회문제에 소신을 밝히는 것도 배우에 대한 선입견을 깨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다. 그는 “고등학교 중퇴로 제도권 밖으로 빨리 튀어나왔기 때문에 그만큼 사회를 더 일찍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를 통해 ‘국민 동생’ 수식어를 얻은 김향기는 올해 고교를 졸업했다. 아역과 성인 배우의 갈림길에 서 있는 만큼 착한 이미지가 굳어질까 고민이다. 단, 걱정을 하진 않는다고.
“억지로 큰 변화를 주는 게 오히려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할 수 있을 듯해요. 현재에 충실히 연기하면서 이 시기를 보내고 싶습니다. 성인 돼서도 교복, 입을 수 있지 않나요?”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