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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의 빅데이터]‘업무 중 딴짓’ 키워드는 화요일-퇴근시간-SNS

입력 | 2019-01-25 03:00:00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

스웨덴의 사회학자 롤란드 파울센은 ‘회사에서 업무와 무관한 일에 시간을 보내는 행동’을 ‘공허노동’이라 정의했다. 사람들은 어느 요일에 공허노동, 이른바 ‘딴짓’을 많이 할까. 빅데이터 분석을 해보니 화요일, 금요일, 목요일, 월요일, 수요일 순으로 공허노동과 관련된 언급량이 높게 나타났다. 한 주의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하는 화요일과 주말을 목전에 둔 금요일에 딴짓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하루 일과 중 ‘딴짓’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는 퇴근시간(44%)이었고 그 뒤로 출근시간(24%), 점심(23%), 회의(10%) 순이었다. 출퇴근시간 전후로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점심시간 이후 나른함에 빠져 딴짓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회의시간에 딴짓을 하는 이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업무 중 딴짓의 유형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키워드는 ‘SNS’(32%)였다. 그 뒤로 커피(21%), 인터넷 서핑(16%), 여행계획(13%), 게임(8%), 메신저(7%), 수다(4%) 순이었다. 페이스북, 블로그, 인스타그램 같은 SNS에 대한 언급을 비롯해 인터넷 서핑, 여행계획, 게임, 메신저 등 컴퓨터를 이용한 딴짓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미루어볼 때 컴퓨터 사용량이 많은 직장인들에게 이 같은 유혹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직무 자율성이 높은 사무직에서 공허노동이 많이 발견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최근 엑셀 파일을 배경으로 한 메신저나 문서작업처럼 위장한 게임 등 상사가 보기에는 업무를 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위장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직장인들이 딴짓을 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빅데이터상 ‘업무 중 딴짓’에 대한 반응으로는 1위가 좋다(27%)로 나타나고 있지만 2, 3위가 각각 어이없다(25%), 좋지 않다(16%)로 공허노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다. 공허노동으로 허비되는 시간을 보수로 환산하면 연간 7590억 달러(약 857조6700억 원)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길고 지루하면 그 즉시 외면한다. 일례로 메이저리그가 진행 중인 ‘시간과의 전쟁’은 단순히 경기 시작부터 종료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게 목표가 아니다.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 지루하게 느껴지는 순간을 줄이는 것이다. 야구 경기는 보통 3시간을 넘긴다. 그중 투수가 들고 있거나 투구와 투구 사이 멈춰 있는 시간, 안타를 치고 난 뒤 플레이가 이뤄지고 나서 다음 플레이까지의 시간까지 공이 움직이지 않는 시간을 모두 빼고 나면 실제 인플레이 시간은 18분에 불과하다.

그래서 ‘투구 제한 시간 20초 규칙’이나 ‘자동 고의사구 제도’ 등의 도입으로 경기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려고 하고 있다. 공이 멈춰 있는 ‘볼 데드 타임’을 줄여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주 52시간 제도가 시행되면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기업에서 공허시간인 ‘워크 데드 타임’을 줄이는 것이 주 52시간 제도를 정착함과 동시에 업무의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최재원 다음소프트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