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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 도로 한복판에 13개 전봇대가 서 있는 까닭은

입력 | 2019-01-18 17:24:00


경남 함안군 군북면 장지리 남산마을에 가면 폭 5m의 900m 도로 구간 가운데에 전신주(전봇대) 13개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낮에는 몰라도 야간 통행시에는 가로등도 없어 교통사고의 위험이 커 보인다.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어 도로 가운데에 전신주가 서 있게 된 것일까.

18일 한국전력 경남본부와 함안군에 그 사유를 물었다.

두 기관에 따르면 함안군은 지난해 1월 군북면 소포리~장지리 구간 도로를 폭 3.5m에서 5m로 확장하는 공사를 하면서 전신주 19기가 공사 구간에 포함되자 한전에 이설작업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전은 전신주 19기 중 6기는 이설 완료할 책임이 있어 자체 처리할 계획이지만 나머지 13기는 사유지에 자리 잡고 있어 이설 책임은 함안군에 있다고 판단, 함안군에 이설 주체를 판단할 수 있는 ‘도로 고시문(노선지정 고시문)’ 제출을 요구했다.

‘도로 고시문’에는 도로 용도 등이 명기돼 있어 공유지인지 사유지인지 파악할 수 있고 전신주 이설 비용부담 주체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안군은 6개월간 차일피일 미루며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고, 지난 10일에도 같은 자료를 요청했으나 담당자로부터 ‘자료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전은 전했다.

한전은 “10년 전인 2008년 설치 당시에는 전신주 13기가 있는 곳이 사유지였고, 이전 비용이 개당 1000만원이 넘어 곤란했다”면서 “결국 함안군이 비용부담을 해야 하는 공사임에도 비용 지급 거부로 이설이 지연됐고, 지난해 11월 한전이 부담해야 하는 국공유지 설치분 6기에 대한 이설만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또 “주민 안전이 먼저라고 판단해 올해 1월 말까지 도로 내 위험 전신주 13기 이설을 완료하고, 추후 함안군에 구상권 청구를 할 계획을 갖고 진행 중이었다”면서 “그런데 함안군이 지난해 12월 말 도로확장공사를 일정대로 밀어붙이면서 (전주가 도로 복판에 서 있는)이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함안군청 건설교통과는 “해당 전신주는 농어촌도로 기본계획(변경) 고시 후 설치된 것으로, 공익상 이설 요구 시 즉시 옮겨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한전에 지속적인 이설을 요구했으나, 한전의 이설 지연에 따른 공사 중지로 마을주민들의 집단민원(비산먼지 등)이 발생해 도로포장을 우선 시행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결국, 한전과 함안군청의 이설 주체 갈등으로 전신주가 도로 한복판에 서 있게 되었고, 그 와중에 주민과 차량 운전자들만 사고위험은 물론 통행 불편을 떠안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한 마을 주민은 “한전과 함안군이 이설 주체 공방만 벌일 것이 아니라 교통사고 예방 차원에서 하루빨리 협의를 마무리짓고, 전신주를 옮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함안=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