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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의견 경청해달라” “투자 지원반 만들것”

입력 | 2019-01-16 03:00:00

文대통령, 기업인 128명과 靑 토론… “불편한 얘기 있더라도 들어주길”
규제 혁신-소통강화 재계 호소에 “기업 도약 환경 조성이 올해 목표”




커피 보온병 들고 기업인들과 靑 경내 산책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 산책에 나서 돌다리를 건너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 대통령,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 구광모 LG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 128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고용과 투자는 기업의 성장과 미래동력 확보를 위한 기반이며 동시에 국가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인들은 정부가 기업의 말을 경청하고 전면적인 규제 혁신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 영빈관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중견기업, 지역 경제인 등 128명을 초청해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좋은 일자리 만들기는 우리 경제의 최대 당면 현안”이라며 “뭐니 뭐니 해도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가 좋은 일자리, 둘째가 상생과 협력”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기업이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올해 정부의 목표”라며 “여러 기업이 올해부터 대규모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아는데, 정부 전담 지원반을 가동해 신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10대 그룹 총수를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가 산책할 때 제공한 보온병으로 커피가 담겼다. 겉에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이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즉문즉답하는 타운홀 방식의 자유토론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정부를 향해 규제개혁 등 평소 건의사항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 사회를 맡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세금 많이 내서 나라 살림에 보탬이 되는 그런 방식이 저희가 아는 유일한 애국”이라며 “좀 불편한 이야기가 있더라도 경청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장인 이종태 퍼시스 회장은 “기업이 규제를 왜 풀어야 하는지 호소하고 입증하는 현재의 방식보다는 공무원이 규제를 왜 유지해야 하는지 입증케 하고, 입증에 실패하면 자동 폐지토록 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말에 문 대통령은 “행정명령으로 이뤄지고 있는 규제는 정부가 (개혁할 수 있도록) 선도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4대 그룹 총수들도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 민족은 우수한 민족”이라며 “정부도 좀 더 기업 의견을 경청해주면 기업도 신바람 나게 일해 ‘함께 잘사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은 “대기문제 미세먼지가 심각한데, 이를 위해 전기차 수소차에 향후 4년간 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이 부회장을 비롯한 총 17명의 기업인이 발언에 나섰다. 2시간 동안의 토론을 마친 문 대통령은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한 기업인들과 약 25분간 경내를 산책하며 반도체 등 성장동력을 놓고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이 공장이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겠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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