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김정은 ‘中포함 평화협정’ 카드로 美 압박

입력 | 2019-01-09 03:00:00

시진핑과 1시간 회담서 논의한 듯… 北-美정상회담 협상 전략 공조
美와 무역전쟁중인 中 끌어들여… 다자 틀로 비핵화 협상력 높이기




3박4일 일정 네 번째 방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부인 리설주가 7일 북한 평양역에서 의장대를 사열하며 4차 중국 방문 일정을 시작하고 있다. 사진 출처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중국 베이징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다. 지난해 3월 첫 방중 이후 10개월 동안 무려 네 번째 시 주석을 찾은 것이다. 신년사에서 미국을 겨냥해 ‘새로운 길’의 가능성과 ‘다자협정’을 언급한 김 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 주석과 협상 전략을 논의하고 종전선언을 넘어 중국을 포함시킨 평화협정 논의를 본격화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45분경(현지 시간) 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역에 도착한 뒤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이동했다. 부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처음 방중길에 나란히 동행했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등 핵심 대미라인과 박태성 과학교육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 핵심 실세들도 따라나섰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약 1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 주석과의 회동은 지난해 6월 20일 이후 202일 만이다. 당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자마자 시 주석을 찾았던 김 위원장이 이번엔 2차 북-미 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찾은 것이다.

8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전용차인 검은색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600 풀만 가드’를 타고 영빈관인 댜오위타이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에 대응할 비핵화 협상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AP 뉴시스

북한은 비핵화 방식과 대북제재를 놓고, 중국은 무역전쟁을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북-중이 ‘2인3각’으로 올해 어떻게 미국에 대응할지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한 만큼 비핵화 협상의 틀에 중국을 공식적으로 포함시키는 것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도착한 후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변수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국은 줄곧 한반도 핵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동력이었다”며 비핵화 협상의 ‘상수’로서 평화협정 논의에 보다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회담을 마치고 인민대회당에서는 대규모 환영 연회가 열렸다. 이날은 김 위원장의 35번째 생일이어서 시 주석이 생일잔치를 열어 준 셈이 됐다. 김 위원장은 9일엔 베이징 인근 톈진(天津) 등으로 경제시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새해 첫 정상외교로 북-미와 북-중 회담을 저울질하다가 중국으로 방향을 틀자 트럼프 행정부는 공식 반응을 삼간 채 베이징발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북-중 교류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디딤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베이징=윤완준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