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1937년 발표 ‘연락선은 떠난다’
스가와라 쓰즈코의 ‘연락선의 노래’ 앨범. 김문성 씨 제공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가 2년 연속 출연하게 된 NHK 홍백가합전은 일본 대중가요계를 결산하는 간판 프로그램으로 1951년에 시작했습니다. NHK에는 1969년 시작된 ‘추억의 멜로디’라는 또 다른 간판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매년 8월에 방송되므로 여름의 홍백가합전이라 불립니다. 전통가요 중심이어서 홍백가합전에 비해 훨씬 더 일본색이 짙습니다.
올해 8월 18일. 50회 ‘추억의 멜로디’에 92세의 원로 여가수 스가와라 쓰즈코가 나왔습니다. 제1회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가수 중 유일하게 생존한 가수로, 일본인들의 자존심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기적의 가성(歌聲)’이라는 자막 속에 그녀는 우리에게 익숙한 “쌍고동 울어 울어∼”로 시작하는 ‘연락선은 떠난다’ 일본어 버전을 불렀습니다. 가수 장세정이 일제강점기인 1937년 오케레코드에서 이미 발표했던 곡이지만, 대부분의 일본인은 이 노래를 스가와라가 1951년 발표한 일본 가요 ‘연락선의 노래’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8월 NHK ‘추억의 멜로디’ 50회에 출연해 ‘연락선의 노래’ 를 부른 스가와라 씨. NHK 화면 캡처
1995년 언론인 우에다 다케히코는 ‘재일 한국인의 저력’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가수 미소라 히바리와 함께 스가와라에게도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밝힙니다. 하지만 정작 스가와라는 미소라 히바리가 그랬던 것처럼 공식적으로 자신이 한국계임을 밝힌 적이 없습니다.
김문성 국악평론가
김문성 국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