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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단식농성’ 손학규·이정미 찾았지만…‘선거제 개혁’ 이견만

입력 | 2018-12-07 16:25:00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선거제 개혁을 뺀 거대 양당의 내년도 예산안 처리 합의에 반발하며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찾았으나 선거제 개혁을 둘러싼 입장차만 확인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를 앞두고, 전날부터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단식농성 중인 손 대표와 이 대표를 차례로 방문했지만 시작부터 분위기는 냉랭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선 손 대표를 찾아 “대표님이 이렇게 단식까지 하셔서 걱정이 많이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자 손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둘이서 (예산안을) 합의하면 모든 게 쉽게 될 거다 그렇게 생각한 거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그게 아니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여야가 합의했고, 지도부까지도 다 동의했다”며 “그런데 마지막 단계에서 합의가 안 된거다. 논의를 좀 더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굳은 얼굴로 “선거법 개정에 대해 ‘언제까지, 어떤 방향으로 하겠다’ 합의하고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지 않느냐”며 “나는 정말 어제 그 소식을 듣고 아주 어안이 벙벙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 원내대표가 다시 “민주당으로서는 정개특위 논의에 적극 참여하려 하고, 야3당이 합의한 안에 대해 100% 동의한다”며 “그런데 한국당이 주장한 ‘도농 복합형’ 선거제도는 수용하기 어려워 동의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미 정개특위에서 어느 정도 입장이 정리됐으니까 민주당을 믿으시고 일단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3당과 우리라도 먼저 논의를 하자”며 “그러니 단식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손 대표는 “그런 말 하지 말아라. 단식을 어떻게 푸느냐”며 언성을 높였고, 홍 원내대표는 “예산안 통과의 불가피한 상황을 이해해주시고, 저희 당은 일관되게 대표성과 비례썽을 강화하는 선거제 개편을 확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손 대표에 이어 찾은 이 대표에게도 선거제 개편을 함께 논의한 예산안 처리 합의 과정을 설명하며 이를 둘러싼 오해 불식에 나섰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저는 문재인 정부 하에서 단식농성을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선거제 개혁은 민주당의 정치개혁 과제 중 핵심공약이지 않나. 지금 이 문제를 매듭짓지 않으면 끝났다는 생각으로 앉아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홍 원내대표님께 섭섭한 말씀 하나 드린다. 페이스북에 ‘선거제 개혁이 의원 밥그릇 지키는 일이다’ 이런 말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원내대표가 이런 글을 올려서 사람 속을 뒤집어놓을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정개특위 위원장인 심상정 의원과 윤소하 원내대표도 거들었다.

심 의원은 “사실관계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정개특위에서 합의한 안은 없다”며 “다만 지금 정개특위 상황상 완벽한 합의는 어려우니 큰 원칙에서라도 합의가 이뤄져서 야3당이 예산안 처리에 합류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을 최대 화두로 삼은 게 민주당이지 않느냐”며 “손 대표와 이 대표가 단식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5당 전체가 모여 이 부분에 대해 정확히 얘기해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다투러 온 게 아닌데 사실이 잘못 알려지고 선거법과 관련해 우리당이 노력을 안했다는 것도 유감스럽다”며 “아무튼 우리가 더 노력하겠다. 적극 대응하고 가득을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당초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열어 민생관련 법안을 우선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각 당이 의원총회를 진행 중이고 각 상임위원회가 파행을 거듭하면서 오후 7시로 연기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