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이끈 윤근창 대표 리더십
투박해 보이는 운동화인 ‘어글리 슈즈’는 미국의 슈즈 전문 미디어가 선정한 ‘2018 올해의 신발’로 뽑혔으며 휠라 역사상 처음으로 올 9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패션위크에도 참가했다. 펜디를 비롯해 펩시, 빙그레 등이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하며 ‘휠라버레이션’이라는 용어도 생겼다. 2016년 310억 원의 적자(국내 기준)를 냈던 휠라는 지난해 14억 원으로 흑자 전환 후 올해는 9월까지 41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
휠라의 성장을 이끈 주역은 윤근창 휠라코리아 대표이사(43·사진)다. 윤윤수 휠라 회장의 장남인 윤 대표는 2015년부터 10, 20대 소비자를 주 고객층으로 하는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주도하며 휠라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표는 지난달 말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열린 사내 핼러윈 파티에 야광띠를 머리부터 몸까지 휘감은 채 나타나 직원들의 환호성을 받기도 했다. 유연한 조직, 소통하는 문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윤 대표가 생각한 브랜드 리뉴얼의 핵심은 최고 수준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주 고객층인 10, 20대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윤 대표는 생산 시스템과 유통 방식을 재정비했다. 휠라코리아는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말 중국 진장시에 글로벌 소싱센터를 구축했다. 샘플 개발 파트와 소싱 관리 파트로 나뉜 이곳에서는 직접 개발한 샘플을 즉시 생산할 수 있다. 이 덕분에 휠라는 생산 단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윤 대표는 기존의 백화점과 대리점 위주였던 전통적인 유통 방식에서 벗어나 도매(홀세일) 비즈니스를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 11월 홀세일본부를 신설한 휠라는 ABC마트, 폴더 등 신발 편집숍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또 10, 20대 고객 비중이 높은 온라인 판매도 강화하고 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윤 대표는 중국의 글로벌 소싱센터에 근무하며 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소싱 업무를 익혀 왔다”며 “이런 경험 덕분인지 윤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소싱 및 유통 전략이 현재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