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설 예비역 육군 준장·전 육군본부 군사연구소장
이미 중국은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무력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주 무대가 남중국해다. 한반도 주변의 행동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중국의 행동이 지금보다 더 거칠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무력시위를 통해 한미동맹이 결국 한국의 안보를 강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사드 배치 이후 이 같은 행위가 늘었다는 점이 타당성을 높여주고 있다.
중국의 행동은 우리 안보 상황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북핵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미중 간에 헤게모니 갈등이 벌어질 경우 한반도의 안보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북핵 해결 논의 과정에서 전시작권통제권 전환과 주한미군 감축 등의 조치가 논의될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미국이 빠진 힘의 공백만큼 중국은 더 강력하게 우리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우리는 중국의 지금 같은 도발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 안보 상황은 한번 무너지면 계속해서 소용돌이에 말려들 확률이 높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어떠한 시도를 하더라도 한미동맹 관계가 굳건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와 함께 한일 간 안보 차원의 협력 수준도 높여나가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역사 문제와 안보 문제를 분리해서 다룰 수 있는 현명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우리 군도 중국의 점증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군사력 건설 방향도 새롭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미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에 들어가고 있다. 변화하는 군사적 위협의 성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군사력 건설의 우선 순서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중국의 KADIZ 침입은 지금까지의 우리 안보 프레임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야 한다는 것을 일러주고 있다.
한설 예비역 육군 준장·전 육군본부 군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