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사건 전후로 ‘암살팀 책임자’에 11치례 메시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 10월 발생한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포착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이날 CIA 자체 보고서를 인용, 빈 살만 왕세자가 당시 사건 발생을 전후로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책임자’로 지목된 사우드 알카타니 궁정고문에게 최소 11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같이 전했다.
카슈끄지는 올 10월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영사관 내에서 사우디 정보요원들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CIA는 보고서에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중간보다 높다(medium-to-high)”고 평가했다.
CIA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작년 8월엔 관계자들에게 “카슈끄지를 해외로 유인해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CIA는 정황상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증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WSJ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도 이 같은 CIA의 조사결과를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레지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가) 국제사회로부터의 의심을 불식시키려면 용의자들이 터키에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사우디 당국은 앞서 카슈끄지 사건 용의자 18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에 따르면 이번 G20 회의에 참석한 빈 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범죄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 한 사우디를 비난해선 안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