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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뉴롯데’ 속도전 “금융 철수, 물류 합병까지…인사폭 관심”

입력 | 2018-11-28 07:10:00

신동빈 회장 복귀 후 경영 현안 결정 빨라져
카드·손해보험 매각…로지스틱스·글로벌로지스 합병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News1 

신동빈 회장의 복귀 후 그동안 멈춰있던 롯데그룹의 경영 시계가 빨라졌다.

카드와 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를 매각하는 대신 미니스톱 인수전에 뛰어들고,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는 합병을 추진하기로 했다.

계열사 지배구조가 정리되는 다음 달 중순엔 정기 인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영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이번엔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할 것이라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경영 복귀 맞춰 지배구조 개편…금융업 ‘철수’·편의점 ‘강화’

28일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풀려 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경영복귀 후 5년간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유통 부문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며, 화학 부문에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미국에서 에틸렌 등 대규모 설비 증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복귀 후 첫 회의에서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가치를 적극 제고해야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지배구조 개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장이 성장 중인 편의점의 경우, 미니스톱 인수에 참여하며 규모 키우기에 나섰다.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단숨에 매장이 CU와 GS25에 근접한 1만2000여개로 불어난다.

아울러 코리아세븐의 상장에도 미니스톱 인수가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 적극적이다.

반면 금융계열사는 매각에 나섰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손해보험과 카드사 등의 지분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다.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타워 © News1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금융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하기로 했다”며 “(카드와 손해보험사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최적의 인수자를 신중하게 검토해 선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카드의 경우 2002년 동양카드를 인수한 지 16년 만에, 롯데손해보험은 2008년 대한화재를 사들인 지 10년 만에 되파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복귀한 후 사업에 대한 결단이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잘할 수 있는 사업의 경쟁력을 키우고, 유지하기 어려운 사업은 매각에 나선 것”이라며 “롯데그룹이 신 회장이 복귀한 후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계열사 합병도 ‘속도’…“시너지에 초점”

롯데 CI © News1

시너지가 날 수 있는 회사는 과감하게 합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를 합병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통합 물류회사의 외형은 3조원 수준 커져 CJ대한통운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을 키웠다. 우선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고 그룹 이커머스(E-Commerce) 사업본부에 최적화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메가 허브(Mega Hub) 터미널도 구축하기로 했다.

유통산업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물류가 필수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실제 4차 산업혁명 관련해 상하차·분류기·창고 등 자동화 및 물동량 예측, 배차, 적재율 관리, 챗봇, 빅데이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등 디지털 전환 작업을 위한 투자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아울러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그룹 시너지 확보 가능지역을 우선으로 M&A등을 통한 해외 진출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합병을 통해 물류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탑-티어(Top-Tier) 물류사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롯데 관계자는 “국내의 유통·식품·제조 등 다양한 업종에서 물류 인프라와 운영 노하우를 지닌 롯데로지스틱스와 해외 12개국에 네트워크를 보유해 글로벌 사업에 강점이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통합을 통해 해외현지 물류·포워딩·국내 내륙수송·창고운영·라스트마일 배송까지 이어지는 물류 전체 영역에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외 거점 통합, 배송망 최적화, 규모의 경제 실현 등의 통합 시너지 구현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재무 건전성도 확보하는 등의 질적 성장을 추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의 복귀 후 그룹의 주요 사업 추진 방향이 드러나고 있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인 합병이나 지배구조 개편이 있을 수 있다”며 롯데그룹의 변화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기 인사 ‘임박’…신동빈 회장 선택은?

신동빈 회장은 지배구조 변화에 맞춰 연말 정기 인사도 추진 중이다.

신 회장은 그동안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고 혁신을 추구하면서도 인사에서만큼은 신중한 자세로 일관하며 ‘안정’에 무게를 둬왔다.

업계에서는 옥중생활로 경영 공백기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안정을 추구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이미 롯데그룹은 계열사별 평가와 심사 자료를 취합해 신 회장에게 해당 내용을 보고했으며, 다음 달 중순 임원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이사급 임원은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김정환 호텔롯데 대표, 박동기 롯데월드 대표,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이홍열 롯데정밀화학 대표,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 등이다.

이번 인사에 따라 신 회장의 향후 경영 방향을 예측할 수 있다. 현재 신 회장은 지주와 BU의 역할을 구분, 양쪽 모두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롯데지주가 그룹의 미래를 위한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인수합병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반면 BU는 각 사업 부문 현안과 실적을 챙기는 역할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공백기를 해소하고, 경영이 안정을 되찾으면 강력한 카리스마를 발휘할 수 있다”며 “올해보다는 내년이나 후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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