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로드중
SK 와이번스 염경엽(50) 감독은 ‘생각하는 야구’를 추구한다. 일본 가고시마에 마련된 마무리캠프에서 ‘강요’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밀당’을 펼치는 이유다.
매일같이 선수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때론 2시간여의 긴 시간을 선수 한 명에게 할애하기도 한다. 핵심 메시지는 ‘자기 자신을 알고 하라’는 것이다. 식당을 오가는 길목에 붙여둔 일정표 가장 아래에도 붉은 글씨로 이 문장을 적어뒀다. 선수 개개인이 자신에게 적합하고 올바른 방법·방향을 이해하고,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하는지 능동적으로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새로이 구성된 코칭스태프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선수들을 지도하라”는 기본 틀을 마련해뒀다.
투수와 타자를 막론하고 저마다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가는 중이다. 투구, 타격 폼을 교정하는 식이다. 대신 염 감독으로부터 내려오는 일방적 지시에 의한 움직임은 아니다. 선수들이 변화의 필요를 납득하고 이해한 뒤 진심으로 받아들일 충분한 시간을 준다.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선 선수들의 열린 마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서두를 것도 없다. 시행착오도 환영이다. 이에 선수들도 연일 코칭스태프 옆에 다가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느냐”, “이렇게 해보면 안되느냐”는 자신의 의견을 적극 피력한다.
광고 로드중
손혁 투수 코치도 같은 방법으로 투구폼을 바꾸는 투수들에게 변화의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손 코치는 “선수에게 내 의견만 강요하다보면 선수의 머리 한 구석에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남는다. 그러면 아무리 좋은 것을 가져다줘도 받아들이질 못한다. 무조건 따라오라고 할 수는 없다”며 “하고 싶은 대로 일단 둔다. ‘코치님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습니다’며 의견을 말하면 또 함께 방법을 찾는 거다. 그게 시간이 길어보여도 훨씬 짧다”고 강조했다. 숨은 잠재력을 깨우려는 SK의 첫 걸음이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