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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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7호선 이수역 인근 주점에서 발생한 폭행사건과 관련된 한 청와대 청원글이 게재된 지 만 하루도 안 돼 30만 명의 참여를 얻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선 해당 청원글의 참여를 독려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폭행 혐의로 A 씨(21) 등 남성 3명과 B 씨(23) 등 여성 2명을 14일 입건했다. 이들은 전날(13일) 오전 4시께 이수역 근처 주점에서 시비가 붙은 끝에 서로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측은 서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양측 모두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 일행은 B 씨 등이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B 씨 일행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B 씨 일행은 옆 테이블에 앉아있던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었는데 관계 없는 A 씨 등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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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이수역 폭행사건’으로 불리는 이번 사건은 한 누리꾼이 네이트판에 글을 올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뼈가 보일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나 피의자 신분이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A 씨 일행에게 ‘메갈(남성 혐오 사이트) 실제로 본다’, ‘얼굴 왜 그러냐’ 등 인신공격을 당했다고 말했다. 또한 A 씨 일행이 자신을 밀치고 언니(B 씨 일행)를 발로 찼다고 했다.
네이트판 글은 14일 오후 4시 47분에 게재됐다. 청원인이 해당 글을 읽은 뒤 바로 청원글을 올렸다고 가정한다면, 약 18시간 만에 30만 명 이상의 참여를 얻은 것.
이 가운데 일부 누리꾼은 인스타그램에 해당 청원 캡처사진을 올리며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아이디 aj****는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남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남 일 아니니까 제발 도와달라”라고 말했으며, bo****는 “100만명까지 지지하고 연대하자. 이게 여혐이 아니고서야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프로필 링크에 청원 한 번 씩 해달라”라고 했다.
또한 “여성의 연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한 번씩만 청원해달라. 공포가 일상인 여성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줄 것인가”(st****), “모든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도대체 여자가 잘 살 수 있는 나라는 언제가 될지”(ou****), “‘짧은 머리에 화장하지 않은 여성’이 혐오의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글을 보는 당신이 ‘여성혐오’ 그 자체다”(_p****) 등의 글이 이어졌다.
이밖에도 이수역 폭행사건에 대한 기사 캡처사진을 게재하거나 네이트판글을 카드뉴스 형식으로 만든 누리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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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남자 분들만 계시던 테이블에서 왜 가만히 계시는 분들(저희 커플)한테 그러냐고 거들어주셨다. 그런데 자매 분들 중 한 분이 남자 분들을 찍기 시작했다. 그쪽 분들은 몰카 아니냐고 항의했으나 계속 촬영을 했다”라며 “남자 분들 중 한 분이 카메라를 뺏으려 했고 점점 더 일이 커지는 것 같았다. 저는 괜히 안 좋은 일에 끼어서 피해만 볼까봐 남친을 설득하려 맥주집을 나와 자리를 떴다”라고 주장했다.
두 게시물이 확산된 온라인에선 여혐·남혐 대립 구도가 형성됐다. A 씨 일행의 신원을 밝히고 강력 처벌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B 씨 일행이 갈등을 야기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은향 동아닷컴 기자 eunhy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