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英서 수소차 마케팅
“달리는 공기청정기” 현대자동차 넥쏘가 지난달 영국 런던 시내를 달리는 모습. 넥쏘의 공기 정화 능력을 알리기 위해 현대차는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곳을 골라 주행코스를 만들었다. 현대자동차 제공
‘1시간 운전을 마쳤을 때 26.9kg의 공기가 정화됐다. 이는 성인 42명이 한 시간 호흡하는 양과 같다.’(영국 데일리메일온라인)
지난달 영국 수도 런던을 달린 현대자동차의 수소연료전지자동차(FCEV) 넥쏘(NEXO)를 취재한 현지 언론은 이 같은 찬사를 쏟아냈다. 넥쏘의 공기정화 능력을 인정한 것. 수소차는 외부에서 공기를 빨아들여 필터에서 미세먼지 등 불순물을 거른 후 산소만 남긴다. 산소를 수소연료와 반응시키면 전기가 만들어진다. 이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고 부산물로 생긴 물은 배출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셜록 홈스로 유명한 런던은 매연으로도 악명이 높다. 지난해 세계 대기오염도 측정 결과 런던은 공기질지수(AQI)가 최고 197까지 치솟았다. 이는 중국(190)보다 나쁜 수치였다. AQI는 0에서 500 사이의 숫자로 공기의 질을 나타내는데 숫자가 클수록 공기가 나쁘다. 197은 4단계(빨간색), ‘모든 사람의 건강에 안 좋은 상태’를 의미한다. 참고로 14일 오후 4시경 서울의 AQI는 82다.
현대차는 현지 기자들과 일반인 2명이 직접 넥쏘를 운전하는 시승 행사를 열었다. 관심을 끈 것은 바로 시승 코스였다. 현대차는 UCL에 ‘런던에서 대기오염이 극심하고 교통이 혼잡한 곳들’을 선정해 달라고 의뢰했다. 그 결과 킹스크로스, 웨스트민스터, 뎃퍼드 등의 지역이 꼽혔다. 현대차는 이 지점들을 연결해 시승 코스를 만들었다.
넥쏘는 일상적인 매연이 아니라 심각한 대기오염 물질을 정화시키는 능력도 선보였다. 현대차는 UCL 캠퍼스에서 시동을 건 넥쏘에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평균 권고기준의 4만5000배에 달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호스를 통해 주입시켰다. 정확히는 ‘블랙 카본’으로 초미세먼지의 주범이자 녹내장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영국 언론은 넥쏘가 충전인프라 문제만 극복한다면 친환경 미래차의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현재 영국 전역에 수소충전소가 15곳뿐이라는 점이 구매자 입장에서는 걸림돌”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유럽 내 넥쏘 판매 국가를 독일, 노르웨이 등 6곳에서 내년에 10곳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