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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양쪽 모두 지는 게임이다”

입력 | 2018-11-13 03:00:00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가운데)은 2016년 대선과 이번 중간선거 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왼쪽)을 거칠게 비판했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2020년 대선 대항마로 미셸 오바마(오른쪽)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힐’ 웹사이트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44대) 재직 시절에도 미국은 ‘분열’돼 있었습니다. 당시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면서 ‘갈등’ ‘불화’ ‘불통’ 단어가 등장하는 기사를 쓴 적이 많습니다. 그러나 지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하의 미국 분열과 오바마 시대의 분열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오바마 시대에는 분열이 있지만 동시에 해결과 협력을 찾으려는 노력이 진행됐습니다. 지금은 그런 노력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중간선거 이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아마도 질리도록 싸우다 2020년 대통령선거를 맞이하겠지요.

△“Two can play that game!”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후 민주당에 “나를 조사하지 말라”고 경고했습니다. 만약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에서 자신이 연루된 러시아 스캔들이나 다른 비리 의혹을 조사한다면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에서는 하원 조사에 반하는 조사를 하게 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면서 트위터에 ‘둘은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문장을 올렸습니다. 이 표현은 주로 부정적인 상황에서 씁니다. ‘둘은 속고 속이는 게임을 할 수 있다’ ‘양쪽 모두 지는 게임이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We have to run a beloved American. We cannot run a politician.”


‘run’은 선거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인데요. ‘출마하다’ ‘대결하다’는 뜻입니다. ‘He will run against Trump’라고 하면 ‘그는 트럼프에 대항해 출마할 것이다’가 되겠죠. 다큐멘터리 영화 ‘화씨 9/11’을 만든 감독 마이클 무어는 골수 민주당 지지자입니다. 그는 중간선거 후 TV에 출연해 2020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은 ‘미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인물’을 출마시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기성 정치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백전백패할 것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셸 오바마 여사 같은 사람을 출마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He won fair and square.”

‘square’는 수학에서는 ‘정사각형’, 사람의 성향을 나타낼 때는 ‘모범적인, 규칙을 잘 지키는’이란 뜻입니다. ‘fair and square’는 ‘정정당당하게’를 의미합니다. “그는 정정당당하게 이겼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한 말입니다.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가 정정당당하게 이겼는데 민주당이 딴지를 걸어 재검표를 하게 됐다는 얘기입니다.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