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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예산소위 출석하라” 김수현 “제 본분 아니다”

입력 | 2018-11-13 03:00:00

김수현, 한국당 출석요구 거부… 통상 기재부 차관이 소위 출석
올해보다 22% 증액 일자리예산
野 “세금중독예산” 대폭감액 별러… “남북협력사업 깜깜이예산” 공격
조명균 “MB-박근혜 정부때도 비공개”




김수현 실장, 국회 첫 출석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수현 대통령정책실장이 발언하고 있다(두 번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 정책실장에 임명된 이후 이날 처음 국회에 나선 김 실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저를 포함해 청와대 정책실 직원 모두가 비상한 각오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예산안 관련 정책질의가 12일 마무리됨에 따라 본격적인 예산 증·감액 심사가 시작된다. 여야는 이날 예결위 마지막 정책질의에서 일자리 예산과 남북협력기금 증액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예산안 심사 도중 단행된 경제부총리 교체와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여야 시각차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정부는 고용 악화와 저성장 극복을 명분으로 올해보다 9.7% 증액된 470조5000억 원의 ‘슈퍼 예산’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을 제외하면 2000년 이후 최대 규모다. 적극적인 확장 재정을 통해 침체된 경기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 중 올해보다 22% 증액된 일자리 예산(23조5000억 원)에 대해 야당은 ‘세금중독 예산’이라며 대대적인 감액을 벼르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편성한 2조8000억 원의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해 야당은 “병 주고 약 주는 꼴”이라며 비판적이다. 공무원 증원 예산(4097억 원)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 예결위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공무원 증원은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를 재정파탄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북협력기금 확대도 여야 입장 차가 큰 사안이다. 올해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 여당은 내년도 남북협력기금(1조977억 원)을 올해보다 14.3% 확대 편성했다.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산림 협력, 이산가족 상봉 등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를 위해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것. 반면 야당은 남북협력 사업이 ‘북한 퍼주기’로 흐르고 있다며 부정적이다. 특히 비공개 명세가 많은 남북협력기금은 ‘깜깜이 예산’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내년도 남북협력기금에서 비공개 예산은 전체의 38%(4172억 원)가량이다.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무분별하고 무원칙한 퍼주기 사업에 대한 국민 비판을 의식해 국회 통제를 안 받으려고 비공개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과 협상하는 측면에서 비공개 원칙이 이번에 처음 생긴 게 아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도 비공개 사업으로 같은 원칙이 지켜졌다”고 답변했다.

여야는 예산안 증·감액을 논의하는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구성을 놓고도 여전히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위 정원을 16명으로 한 명 더 늘려 비교섭단체인 민주평화당에도 배정하자고 하지만 한국당은 19대 국회부터 유지한 소위 정원(15명)을 갑자기 늘릴 순 없다며 맞서고 있다.

한편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당의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 출석 요구를 거부했다. 김 실장은 이날 예결위 전체회의 출석 직전 “한국당 요구대로 예결위 소위나 소(小)소위에 참석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맞지 않고 제 본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통상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는 기획재정부 차관이 출석해왔다.

김상운 sukim@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