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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컬링金 선수 “김경두, 컬링=가족사업체·선수=하청업체 직원…막노동도 시켜”

입력 | 2018-11-12 10:26:00

사진=동아일보DB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감독에게 폭언과 인격 모독 등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폭로한 가운데, 비슷한 피해를 겪었다고 주장한 이동건 전 컬링 남자 국가대표 선수가 “김 전 부회장이 컬링 팀의 많은 부분을 사유화 하려고 했다”고 문제 제기를 했다.

현재 강원도청 컬링팀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동건 선수 겸 코치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경두 전 부회장이 컬링을 가족 사업체처럼 인식 한다. 선수들을 하청 직원처럼 이용하고 버리는 수순을 약 20년 간 이어왔다. 또한 30여 명에 이르는 그의 친인척과 지인이 컬링 전반에 배치돼 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 컬링사상 첫 금메달을 딴 남자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이 코치는 “(김경두 전 부회장은) 선수들이 성적을 내고 또 팀이 이슈가 되면 그 팀의 언론 접촉을 엄격하게 통제를 했다”고 회고하며 “딱 지정해 준 언론을 통해서 그분(김 전 부회장)의 공적을 내세우고 또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인터뷰하도록 강요 했다”고 털어놨다.

자신 말고도 수많은 선수들이 피해를 겪었다며 “지시대로 하지 않으면 수시로 폭언을 했다. 굉장히 큰 질책이 이어졌기 때문에 이 같은 지시를 당연시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부회장이 결코 폭언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 그분이 처음에는 부인을 했지만 녹취 파일까지 나온 상황이다. 선수들은 늘 그런 억압, 강압에 노출돼 있었다. 그의 폭언은 명백한 사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경두 전 부회장은 팀을 사유화하려고 했다. 본인의 권한에 조금이라도 이의를 제기하면 쓰임이 다한 거라고 생각하고, (선수의) 방출 수순을 밟기 시작 했다”라며 “2006년 김경두 전 부회장이 ‘내가 너희들 이만큼 키워줬으니까 앞으로 네 살길은 너희들이 살라’면서 한마디로 선수들을 방출했다. 나도 그렇게 나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1999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리 팀이 1위로 선발됐다. 그런데 당시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형들 팀이 있었다. 김 전 부회장은 우리 팀보다 형들 팀이 국가 대표가 되기를 바랐고 그분은 우리에게 사퇴를 강요했다"며 "그런데 당시에 대한컬링경기연맹에서 형들 팀을 1위 팀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 불가 방침이 떨어졌다. 다시 국가대표 선발전을 해야 된다고 해 김 전 부회장의 뜻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그 분위기 속에서 더 이상 국가 대표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경두 전 부회장의 뜻에 따라 순위 또한 좌지우지 됐다고 털어 놓은 그는 “대표 선수 명단에 자신의 제자를 기용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선발된 선수를 실제로 제외시킨 적도 있다. 레슬링 감독 시절의 제자로 컬링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라며 “당시 선수가 강하게 반발하자 막무가내로 쫓아낸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코치는 김 전 부회장이 컬링을 가족 사업체로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많은 부분을 사유화하고 있다. 또 선수들은 마치 하청 직원처럼 이용하고 버리는 수순을 약 20년간 이어왔다. 사실 아들 그리고 딸, 사위 또 조카로 이어지는 가족 관계도 유심히 살펴봐야 된다. 그런 분들이 컬링 전반에 배치 돼 있다. 친인척만 합해도 10명은 더 될 것이다. 가까운 지인까지 다하면 최소 2~30명은 충분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컬링을 위해 인생을 바쳐온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그들은 본인의 사생활도 즐기고 학업도 병행하며 가끔 훈련장에 나와 얼굴을 비추는 게 다였다”라며 “어릴 때 잠깐 컬링을 경험한 그의 조카는 평창올림픽에서 전력 분석관이라는 요직에 기용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아들 김민찬 선수가 평창 동계 올림픽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것도 부정적인 방법 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어떤 과정으로 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는지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1차 선발전 당시 그의 아들은 군인 신분으로 선발전에 참여할 수 없었다. 결국은 아들 자리를 비워놓고 합류시킨 것"이라며 "선발전에 한 번도 뛰지 않고 국가 대표 선수가 됐다. 이 부분에 대한 해명과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분의 사위 장반석 감독 또한 컬링 선수로서 이력이 거의 없다. 김민정 감독과 결혼 전 영어학원 원장이었다. 결혼 후에 경북체육회 남자팀 그리고 국가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김민정 감독보다 컬링 지식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제 대회에 우승한 이후 상금을 제대로 정산 받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는 ‘팀 킴’ 측의 주장에 대해 “내가 뛸 당시에도 그랬다. 서명서을 작성하게 했다.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지도자가 사인을 하라는데 거부할 수 없었다”라며 “그쪽에서 내미는 확인서나 서명 등에는 자세한 내역이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 내역이 기록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부분을 선수들이 지도자가 보는 앞에서 세세히 살피는 것 또한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명백하게 액수가 드러난 돈에 대해서는 훈련비 명목으로 각출해 가서 덜 받은 적이 있다. 그의 친족이 20여 년간 회계 관리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 코치는 또한 “2006년에 지어진 경북컬링훈련원 공사장 일에 선수들이 동원돼 막노동을 했다. 파이프를 깔고, 파이프에서 냉매가 새는지 확인하는 일을 3개월에서 10개월 정도 했다”라며 “김 전 부회장이 작업복까지 사다주며 적극적으로 일을 시켰다. 선수들이 굉장히 힘들어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팀 킴’이 소속된 경북체육회에 8년간 몸담은 그는 2008년부터 1년간 부산광역시체육회 컬링팀 코치를 거쳐, 현재 강원도청 컬링팀에서 선수 겸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