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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겨울은 다가오는데 고시원 화재 참사… 우울한 ‘소방의 날’

입력 | 2018-11-10 00:00:00


어제 새벽 서울 종로의 고시원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사상자 대부분은 일용직 노동자나 기초생활수급자들이었다. 불이 난 층의 대피용 완강기는 무용지물이었고 하나뿐인 출구는 불길에 막혔다. 35년 된 건물이라 스프링클러도 없었고 현행법상 설치 의무도 없었다. 겨울철은 다가오는데 다중이용시설 화재 예방 대책이 걱정스럽다.

넓이 6m² 안팎의 방 수십 개가 다닥다닥 붙은 고시원은 불이 나면 대형 사고로 번질 우려가 크다. 자유업으로 분류돼 소방시설 기준도 엄격하지 않고 관리·감독도 허술하다. 그럼에도 서울의 고시원 5480여 개 중 1080개는 스프링클러가 없다. 화재가 난 고시원도 올 5월, 3년 만에 받은 소방점검에서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말과 올 1월 잇단 대형 화재 이후 정부는 전국 29만8000여 곳을 대상으로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했다. 건축물의 화재 예방 기준과 규제는 강화됐다. 그럼에도 수박 겉핥기식 안전점검에 안이한 안전의식, 그리고 미비한 안전기준이 바뀌지 않아 ‘도돌이표 참사’가 계속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방 당국은 물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후한 고시원, 쪽방촌, 숙박업소 같은 화재 취약 공간뿐만 아니라 극장, 쇼핑몰, 버스터미널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다중이용시설의 소방안전을 체계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고가 더 큰 대형 사고의 전조가 돼서는 안 된다. 화마가 덮친 어제는 56회 ‘소방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