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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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 2위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인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7)의 폭행 의혹 사건 후 웹하드 업체들의 불법 수익 구조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웹하드 업체, 불법 촬영물 등을 걸러내는 필터링 업체, 인터넷에 떠도는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를 지워주는 디지털 장의사가 결탁해 이른바 ‘음란물 카르텔’을 이루면서 엄청난 불법 수익을 얻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된 온라인 콘텐츠 유통 업체에서 개발자로 7년 간 일하다 자괴감을 느껴 퇴사했다는 A 씨는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음란물 카르텔’의 운영 실태 등에 대해 폭로했다.
A 씨는 “근무 당시 결제 금액의 총 몇 %가 어떠한 콘텐츠로 다운되는지 분석해 본 적이 있다. 매월 개봉되는 영화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평균적으로 40~60% 정도의 매출이 음란물로 발생되는 수익”이라며 “80%까지도 차지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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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순익으로 따지면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콘텐츠의 경우 저작권사에게 로열티 형태로 지불을 해줘야 된다. 7:3 비율로 3을 웹하드 업체에서 먹는다. 그걸 또 분배를 해야 되기 때문에 수익 구조가 낮아지는데 음란물 같은 경우에는 저작권료를 지불할 업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 씨는 웹하드에서 불법 동영상 다운로드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며 “예를 들어 최신 영화 마블 영화가 개봉을 했는데 하루에 한 50~70건 정도 다운로드가 된다고 한다면, 음란물은 거의 1만~2만 건 정도 다운로드가 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불법 동영상은 대부분 헤비 업로더(인터넷에 대량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들이 올린다. 헤비 업로더의 비율은 전체 업로더들의 0.01%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가져가는 수익은 전체 업로더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의 95% 이상이라고 했다. 24시간 동안 1분 간격으로 불법 동영상을 계속 올리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웹하드 업체들은 이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고 A 씨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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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하드는 불법촬영물 등을 걸러내기 위해 반드시 필터링 업체에 검열을 받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양 회장처럼 웹하드 업체가 차명으로 필터링 업체를 세운 뒤 자기 웹하드에 대한 검열을 맡기면 속수무책이라고.
A 씨는 “웹하드 사이트들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중앙전파관리소에서 웹하드 등록제라는 걸 허가 관리를 받아야 된다. 음란물 검색과 송수신을 제한해야 되고 음란물 전송 업로더에게 경고 문구를 발송해서 차단시키는 기술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 이래야 웹하드 등록제에 따라서 부가 통신 사업자를 발급받을 수가 있다”며 “그런데 보통 일반적인 웹하드 사이트들이 ‘우리는 프로그램 적용을 해서 자체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서류를 제출하면 무조건 다 통과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그동안 웹하드 불법 동영상에 대한 단속과 수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권력층과의 유착 의혹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A 씨는 “경찰에서 채증으로 스크린샷을 찍어서 저희한테 주는 경우도 많고 리벤지 포르노 같은 경우 게시판을 통해서 게시물 삭제 요청이 들어오기도 한다. 이건 사이버 경찰 수사대를 통해서 들어오는 것”이라며 “그러면 흔히 얘기하는 포르노가 이 사이트에서 판매가 되고 있네, 거래가 되고 있네. 그러면 이건 불법이 아닌가라고 한번 의심을 해 볼 수도 있는데 그런 의심이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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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흘러 흘러 들은 얘기이긴 하지만 보통 (사장이) 서울 서초 쪽으로 점심 미팅을 다녀오고 나서는 뭔가 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도 있긴 있었다. (서초는) 법조계가 모여 있는 곳이다. 보통 그랬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이는 자신의 추정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A 씨는 7년 간 해당 업계에서 일하면서 상당한 자괴감을 느끼다 결국 그만뒀다고 했다. 그는 “제 딸아이가 올해 여덟 살이 됐는데 제 딸한테 ‘아빠는 야동 팔아서 돈 벌었어’ 이런 얘기를 못 하겠더라. (그래서)고향에 내려가서 농사짓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