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4년부터 軍주둔지로 통제 12월 일반인 대상 버스투어, 내년부터 주1회 운행하기로
2일 오후 서울 ‘용산기지 버스투어’ 참가자들이 조선시대 왕이 직접 기우제를 지내던 ‘남단터’를 둘러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14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던 미군기지 부지를 개방하고 오늘부터 연말까지 용산기지 버스투어를 6차례 진행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일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 함께한 ‘용산기지 버스투어’ 시범행사에서 “용산 기지는 앞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국민들이 용산 공원 부지를 직접 돌아볼 기회가 필요해 이번 버스투어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용산 기지는 일본이 러일전쟁 때인 1904년 조선주차군(朝鮮駐箚軍) 사령부의 주둔지로 삼은 곳이다. 광복 이후 미군 주둔지로 바뀌었고, 6·25전쟁 직후에는 32만 명 넘는 미군이 머물렀다. 이 때문에 100년 넘게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한국인에게는 서울 한복판에 있는 ‘금단의 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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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진행하는 3차례 투어는 용산 지역주민과 용산공원 전문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참가 신청을 받지 않는다. 일반인은 12월 7일과 14일 열리는 두 차례 투어에 참가할 수 있다. 회당 제한 인원은 38명이다. 이달 12∼20일 용산문화원 홈페이지와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선착순으로 참가자를 모집하며 비용은 무료다.
투어는 버스를 타고 용산 기지 14번 게이트로 들어가 SP 벙커→121병원→위수감옥→둔지산 정상→주한미군사령부→한미합동군사업무단→옛 일본군 병기지창→드래건힐호텔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121병원은 2대 조선총독이었던 하세가와 요시미치(長谷川好道)가 만든 조선총독 관저 터에 세워진 것이며, 위수감옥은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일본군 감옥이다.
정부는 용산공원 건립 후에도 이 건물들을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용산공원은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개발 계획을 확정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