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72개 벤처 1000억 매출 달성 매출합계 130조… SK 다음 규모 신규진입 69곳중 22곳 ‘반도체’
홍종학 장관 벤처 시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사 ‘모트렉스’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본사를 방문해 이형환 대표로부터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2001년 설립된 이 회사는 2012년 처음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한 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벤처천억기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처음엔 어려움도 많았다. 정보기술(IT) 경기 하락으로 2014년 70억 원의 적자를 보기도 했다. 2세 경영인인 김준홍 대표가 승계하면서 연구개발(R&D) 투자에 승부수를 던진 게 주효했다. ‘직원들과 함께 간다’는 원칙 아래 구조조정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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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천억기업의 지난해 총매출은 130조 원으로 전년도의 112조 원에 비해 16.4% 늘었다. 매출 130조 원은 삼성, 현대자동차, SK에 이어 재계 매출 4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매출이 1조 원이 넘는 기업도 4개에서 11개로 증가했다. 평균 매출도 1991억 원에서 2305억 원으로 15.8% 성장했다. 창업 후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7년 6개월이었다.
기존 천억기업보다 새로 천억기업에 진입한 69개사의 매출 성장세나 고용 증가세가 훨씬 좋았다. 신규 천억기업의 지난해 평균 매출은 1289억 원으로 2016년보다 82.3% 늘었다. 대표적인 곳이 게임회사인 ‘그라비티’다. 2016년 매출이 350억 원에서 지난해 1194억 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신규 천억기업은 종사자 증가율도 1만1519명에서 1만4561명으로 26.4%가 늘어 전체 천억기업 평균인 4.1%보다 훨씬 높았다. 커넥터 제조·비철금속 분쇄업을 하는 ‘트래닛’, 게임사 ‘펍지’, TV·모니터 제조사 ‘디엘티’ 등은 종사자 수가 1년 만에 2배 넘게 뛰기도 했다.
벤처천억기업은 R&D에 평균 58억 원을 투자해 매출액 대비 2.5%를 쓰고 있다. 이는 대기업의 1.5%나 중소기업의 0.7%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또 매출액 대비 수출비율도 21.0%로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제조사인 벤처천억기업 ‘모트렉스’를 방문했다. 홍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 능력에서 우위를 가진 벤처기업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혁신성장을 선도할 주역”이라며 “갖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온 천억기업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성남=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