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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진, 그랑프리 3연패 청신호 켰다

입력 | 2018-10-31 05:45:00

지난 28일 열린 일간스포츠배 대상경륜 결승에서 불리한 대진을 극복하고 우승한 ‘경륜 최강’ 정종진이 여세를 몰아 연말 그랑프리 3연패까지 차지하며 경륜 역사를 새롭게 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역시 정종진이다. 경륜 최강이라는 찬사가 허투루 생긴 말이 아니었다.

정종진은 28일 열린 빅매치 제24회 일간스포츠배 대상경륜 결승(14경주)에서 불리한 대진을 극복하고 우승해 은륜 황제로서의 위엄을 또 한번 과시했다. 연말 그랑프리 전초전인만큼 높았던 팬들의 관심에 부응하듯이 극적인 역전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우승으로 연말 그랑프리 3연패 도전에도 청신호를 켰다.

우승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수도권 빅4’로 꼽히는 정하늘, 신은섭, 박병하가 예선 준결승에서 모두 탈락해 정종진의 나홀로 승부가 예고됐다.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지역 라이벌인 창원 김해팀 3명, 충청권 3명이 출전한 결승전에서 수도권 선수로는 정종진이 유일했다. 최악의 대진표였다.

결국 초반 자리다툼에서부터 밀리며 주도권을 강호와 디펜딩 챔피언 성낙송에게 넘겨줬다. 타종 후 강호가 기습적으로 선공에 나서고 성낙송이 그 뒤를 쫓을 때만 해도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성낙송이 끊임없이 뒤를 돌아보며 정종진을 견제했고, 정종진은 한 바퀴 부근에서 외선을 타며 적잖은 체력소모도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백스트레치 라인(메인 스탠드 반대쪽에 있는 직선 주로)을 통과하면서 정종진은 성낙송의 시야가 가려지는 틈을 타 순간적인 젖히기를 시도해 극적인 반전을 일궈냈다. 급변하는 전개와 거친 몸싸움에서도 특유의 침착함과 집중력을 잃지 않아 가능했다.

이날 승리는 정종진에게 의미가 크다. 연초 최다연승(50연승) 기록 후 잠시 슬럼프를 겪었고 최근에는 정하늘, 이현구 등에게 연거푸 패하며 자존심도 구겼다. 우려를 자아낸 수도권의 내홍과 성낙송, 강호, 윤민우와 같은 신진 강자들의 등장이 겹치면서 그가 서서히 내리막을 걷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상경륜 우승으로 당당히 존재감을 과시했다. 불리한 대진도 극복하고 예선부터 결승까지 모두 자력승부로 승리해 요즘 마크 비중이 크다는 꼬리표도 떼어냈다.

이제 마지막으로 넘어야할 산은 연말 그랑프리 대상 경주이다. 2년 연속 그랑프리 대상 경주를 차지한 정종진은 이번에도 우승하면 경륜 레전드 조호성의 3연패와 타이를 이룬다. 50연승의 신기록과 더불어 새롭게 경륜 역사를 장식할 수 있다.

예상지 ‘최강 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정종진이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특유의 열정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기관리능력에 노련미까지 더해졌다. 그랑프리 3연패 역시 꿈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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