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보우소나루, 결선투표 승리 좌파 부패 스캔들-경제위기 영향… 중남미 좌파의 몰락 본격화 “브라질 운명 바꿀 것” 우클릭 선언 민영화-감세 공약에 시장은 환영… 인권단체는 “지옥문 열려” 우려
브라질의 트럼프 “국민적 단결 이루겠다”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가 실시된 28일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사회자유당 후보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투표 후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보우소나루 당선자는 승리가 확정된 뒤 “국민적 단결을 이루겠다”고 통합 메시지를 밝혔다. 이날 지지자들은 거리에서 승리 축하 불꽃놀이를 벌였고 일부 운전자는 경적을 울리며 시내를 질주했다. 리우데자네이루=AP 뉴시스
극우 성향의 사회자유당 후보인 보우소나루는 28일 실시된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55.1%의 득표율로 좌파 노동자당의 페르난두 아다드 후보(득표율 44.9%)를 10.2%포인트나 앞섰다. 보우소나루는 이날 밤 생중계된 대선 승리 연설에서 “우리는 브라질의 운명을 바꿀 것”이라며 나라의 방향을 ‘우클릭’할 것임을 선언했다.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17년간 군에 몸담았던 보우소나루는 1988년 전역 후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1990년부터 7차례 연속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보우소나루는 정책이나 비전보다는 ‘험한 입’으로 유명해진 정치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가 연방 하원의원을 지낸 27년간 발의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사례는 단 2건뿐이다. 반면 동료 여성 의원에게 “성폭행할 가치도 없는 여자”라며 욕설을 퍼부었고, 브라질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을 옹호하며 “독재를 찬성한다”는 말도 공공연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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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칠레와 올 4월 파라과이, 6월 콜롬비아 대선 등에서 좌파 정권이 우파로 넘어간 데 이어 브라질까지 우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남미 12개국 정권이 ‘좌파 6 대 우파 6’으로 양분되게 됐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남미 좌파 리더들의 ‘핑크타이드’가 사라지고 있음을 뜻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보우소나루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한 데 이어 29일 트윗에도 “우리는 브라질과 미국이 무역과 군사, 모든 면에서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밝히며 거듭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국영기업의 민영화, 감세 정책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보우소나루의 당선을 시장은 반기는 분위기다. 보우소나루 당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달 들어 29일까지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약 10% 올랐다. 상파울루증시 보베스파지수 역시 10%가량 상승했다.
한편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28일 성명에서 “보우소나루 정부가 법치, 인권,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저항하라”고 촉구했다. 브라질 동성애자 인권운동가인 베투 지 제수스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지옥문이 열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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