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서 ‘공공형’ 운영 40대 여성… 가족 “점검대상 된 후 스트레스” 경찰 “관계여부 수사”… 유서 미발견
경남 창원시의 한 어린이집 원장이 27일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어린이집 2000여 곳에 대해 29일부터 감사에 나서기로 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7일 오후 4시 40분경 경남 창원시 의창구 한 아파트 1층 출입구에 정모 씨(49·여)가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정 씨는 이 아파트 1층에서 공공형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11월 문을 연 이 어린이집의 원생은 19명이다.
경찰은 정 씨가 사고 직전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고마웠다. 아이들을 잘 키워 달라”는 요지의 통화를 한 사실을 확인하고 아파트 15층에서 투신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경찰에서 “정 씨가 최근 복지부와 경남도 등이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진술했다.
정 씨의 어린이집에 지원된 보조금은 지난해 5040만 원, 올해는 현재까지 4900만 원으로 파악됐다. 보조금은 공공형 어린이집 운영비와 보조교사 인건비, 연료비 등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점검 대상 어린이집에 공문을 보내거나 사전 통보를 하지는 않는다”며 “(대상이 어디인지는) 시군 담당자들도 점검 당일에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씨가 운영한 어린이집도 점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씨의 극단적인 선택이 감사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는 조사를 더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씨의 빈소가 마련된 창원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는 27, 28일 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들이 잇달아 조문한 뒤 향후 대응책 등을 논의했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