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신인 깜짝 선발 나와 위력투
그런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17일 갑자기 한국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엔트리에 포함됐다는 것. 그게 끝이 아니었다. 23일 열리는 4차전 선발 투수로 나간다는 통보를 받았다.
성적만 보면 의외의 선택이었다. 우선 그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한 경기도 선발 등판한 적이 없었다. 중간계투로만 22경기에 나가 1승 1패, 평균자책점 8.68을 기록했다. 넥센을 상대로는 더 약했다. 6경기에 나서 7이닝 8실점(평균자책점 10.29)으로 부진했다. 그런 그가 포스트시즌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른 것이다.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 감독의 말대로 그는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씩씩하게 공을 던지며 1회를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2회말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과 병살로 처리하며 위기를 헤쳐 갔다. 3회말 자신의 견제 실수로 1실점 했지만 ‘무자책’ 행진을 이어갔다.
2-1로 앞서던 4회말이 아쉬웠다. 이날 경기 첫 안타를 내준 뒤 2사 만루에서 김규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한화는 이날 넥센에 패하며 11년 만의 가을잔치를 5일 만에 마감했다. 하지만 박주홍이라는 유망주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게 위안이 될 것 같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