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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백, 의표를 찌르다

입력 | 2018-10-23 03:00:00

○ 알파고 제로 ● 알파고 마스터
13국 3보(38∼53)




좌변 백 ◎ 한 점이 흑의 망망대해에 외로이 떠 있는 섬처럼 보인다. 당연히 백이 ◎를 보강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알파고 제로는 백 38로 좌상을 챙긴다. 인간의 바둑에서라면 흑이 백에게 의표를 찔린 셈이다.

그렇다면 백 ◎에 대한 흑의 총공세는 불가피하다. 우선 흑 39로 밑에서 비비적거리고 사는 수를 없앴다.

백 40은 과감한 착상. 이미 백 38 때 좌변을 버리겠다고 마음먹고 하변 쪽 삭감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흑 41과 같은 수가 판단하기 어렵다. 공격도 아니고, 세력 확장도 아닌 애매한 수이기 때문. 이런 수는 프로기사들도 그저 알파고가 두었으니 전체 국면에서 필요한 수가 아닐까 짐작만 할 따름이다.

백 44의 응수타진에 흑 45는 최강의 응수. 참고도 흑 1로 이으면 좌변은 확실히 흑의 차지다. 하지만 백 12까지 되면 백이 삭감에 성공한 모습.

그래서 흑 45로 막았는데 반대급부로 좌변에서 백이 사는 길이 생겼다. 흑 51, 53으로 근거를 없애며 공격에 나섰지만 백이 사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 여기서 알파고 제로는 또 한 번 의표를 찌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