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업인]디지털 화물 운송 스타트업 ‘로지스팟’ 박준규-박재용 대표
디지털 물류 스타트업 ‘로지스팟’의 박준규(왼쪽) 박재용 공동대표는 “한 번도 로지스팟을 이용하지 않은 고객은 있어도, 한 번만 이용한 고객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종 목표는 화물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물류기업으로 회사를 키우는 것이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디지털 화물 운송 서비스 스타트업 ‘로지스팟(LOGISPOT)’ 사무실. 박준규 공동대표는 자신에 찬 말투로 사업 포부를 밝혔다. 옆에서 듣고 있던 박재용 공동대표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두 공동대표는 화물 운송 업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화제에 오르고 있는 20대 사업가다. 올해 28세로 영국 유학을 함께한 동갑내기. 중학교 때부터 친구다.
혼자 사업에 나서기엔 두려웠다. 친구 박재용 대표가 떠올랐다. 박 대표는 “준규로부터 사업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거다’ 싶었다. 당시 해외 금융사에서 억대 연봉을 제안 받은 상태였는데, 단칼에 금융사 입사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세운 로지스팟은 스마트 화물 운송 플랫폼을 제공하는 디지털 물류회사다. 화물차가 필요하면 로지스팟의 화물배차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클릭 몇 번으로 화물차 배정을 받을 수 있다. 화물차 업계의 ‘카카오택시’인 셈이다.
사업을 시작하고자 했을 때, 두 대표의 고민은 전문성이었다. 둘 다 물류가 아니라 금융 분야를 공부했기 때문에 아이디어만으로 덤빌 수 없었다. 이들은 화물 업체를 인수해 업계 상황을 속속들이 보고자 했다. 300여 개의 화물 업체에 직접 전화를 걸어 대표들을 만났다. 이 과정에서 습득한 화물 업계 이야기는 큰 자산이 됐다. 박준규 대표는 “국내 화물운송 회사의 약 80%가 5인 미만 사업장이다. 대부분 영세해서 디지털 서비스 개발에 감히 투자를 못하고 있었다”며 “사장님들도 로지스팟 서비스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아이템이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2016년 한 물류 회사를 인수했고, 로지스팟이 탄생했다. 로지스팟은 단순히 화물 배차 서비스만 제공하지 않는다. 택배처럼 화물 운송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자체 개발한 자동화 시스템이 있어서 화물 정산, 계약, 배차 등 지금까지 수기로 반복해야했던 사무 처리를 자동으로 해준다. 덕분에 고객들의 사무처리 시간을 크게 줄여줬다.
현재 로지스팟은 동원, 한샘이펙스, LS글로벌, 바디프랜드 등 약 90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약 4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에는 카카오벤처스와 스파크랩스벤처스 등에서 19억 원의 투자를 받았다. 박준규 대표는 “투자를 통해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화물 운송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다. 동시에 로지스팟이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와 역량을 가진 업체를 찾아 인수합병으로 사업을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