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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 맞은 벤투호, 안일함이 찾아오자 70위가 5위보다 강했다

입력 | 2018-10-16 22:09:00

파나마와 2-2 무… 2-0으로 앞서다 동점 허용



파울루 벤투 남자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6일 저녁 충남 천안시 천안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파나마의 경기 후반전 파나마 롤란도 블랙번에게 실점을 하고 있다.2018.10.16/뉴스1

파울루 벤투 남자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16일 저녁 충남 천안시 천안종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축구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과 파나마의 경기 후반전 생각에 잠겨 있다.2018.10.16/뉴스1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대표팀은 강한 상대들과의 평가전을 연이어 펼쳤다. 벤투 감독의 데뷔전 상대였던 코스타리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2위였고 두 번째로 격돌한 칠레는 12위(이상 9월 기준)였다. 그리고 지난 12일 맞붙었던 우루과이는 5위였다.

코파아메리카 챔피언인 칠레와 러시아 월드컵 8강 진출국 우루과이는 남미 대륙에서도 강호로 손꼽히는 팀이고 코스타리카 역시 북중미에서는 꼬박꼬박 월드컵에 나설 정도로 경쟁력을 갖춘 팀이다. 모두 한국보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섰다. 그런 국가를 상대로 한국은 2승1무(코스타리카 2-0, 칠레 0-0, 우루과이 2-1)라는 결과를 얻었다.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던 대표팀 안팎의 상황을 볼 때 FIFA 랭킹 70위 파나마는 먹잇감처럼 보였다. 여기저기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경기 뚜껑을 열자 기대대로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긴장이 풀리고 안일함이 찾아오는 순간, 랭킹 70위는 5위보다 무서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6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겼다. 벤투호 출항 후 4경기 2승2무 무패행진은 이어갔으나 여러모로 아쉬움이 짙게 남은, 곱씹어 되짚을 것이 많았던 경기다.

이날 대표팀은 경기 시작 4분이라는 아주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었다. 황희찬이 오른쪽 측면을 허물어뜨린 뒤 반대편으로 내줬고, 박주호가 정확한 킥으로 파나마 골문을 열었다.

가뜩이나 최근 기세가 좋던 대표팀은 더욱 신바람이 났고 벤투 감독이 원한대로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기성용의 중장거리 패스는 대지를 갈랐고 손흥민과 황희찬은 거침없는 드리블로 파나마 위험지역을 위험에 빠뜨렸다. 그리고 뉴 페이스 황인범은 겁 없는 호랑이새끼처럼 자신의 첫 A매치 선발출전을 즐겼다.

완벽한 한국의 흐름 속에 추가골이 나왔다. 전반 32분 손흥민이 오른쪽을 침투한 뒤 정면으로 공을 보냈고 이를 황인범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전반 36분 천안종합운동장에 첫 파도응원이 펼쳐졌다. 파도응원이 나오기는 이른 시간이었다. 손에 땀도 안 나던 경기, 대표팀이 경기를 지배하는 터에 팬들은 그저 즐거워했다.

팬들은 경기를 즐겨도 좋았으나 선수들은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됐다. 방심과 함께 경기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전반 종료 직전, 파나마의 프리킥 찬스에서 실점을 허용했다. 상대의 약속된 패턴이 완벽하게 성공했고 우리 수비 기준으로는 마크맨을 완벽히 놓친 실점 장면이었다. 추가 실점이 더 좋지 않았다.

대표팀은 후반 4분 블랙번에게 동점골을 내줬는데, 후방에서 안일한 패스가 빌미가 돼 일대일 찬스를 내줬던 결과다. 넉넉하게 점수를 벌어두었다 생각했던 경기, 완벽하게 지배한다고 보았던 경기가 한순간에 바뀌었다. 이후 경기는 박빙으로 흘렀다. 외려 파나마 쪽으로 넘어가는 기운도 보였다.

벤투 감독은 후반 19분 석현준과 황인범을 불러들이고 황의조와 정우영을 넣었다. 이후 박주호 대신 홍철, 황희찬 대신 문선민을 투입했다. 수비라인에서도 김민재를 빼고 장현수를 넣었다. 사실상 다시 베스트에 가까운 이들을 넣으면서 실전모드로 전환한 셈이다.

흐름이 파나마 쪽으로 넘어가면서 안간힘을 써야 간신히 균형을 맞출 수 있는 팽팽한 경기로 바뀌었다. 위기를 감지한 베테랑 기성용이 패스를 뿌리다가, 직접 드리블하다 최후방으로 달려가 몸을 던져 수비를 하는 등 고군분투하며 파나마 쪽으로 넘어가려는 흐름을 부여잡은 덕분에 그나마 시소게임도 가능했다.

갖은 애를 썼으나 경기 스코어는 더 이상 바뀌지 않았고 결국 2-0으로 앞서고 있었던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 막바지 상황만 봐서는 역전패를 당했어도 할 말 없었던 내용이다.

벤투호가 죽비를 맞았다. 잘 나가던 차에 여러모로 정신이 번쩍 들게 하던 경기다.


(서울=뉴스1)